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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우정의 벤치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19/06/15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9/06/14 19:33

인구 1650만 명인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짐바브웨에는 정식 훈련을 받은 정신과 의사가 12명밖에 없단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아프리카의 '할머니 치료사'였다. 할머니들은 우울한 환자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고 지시하는 대신에 참을성 있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런 후에 환자와 함께 나아갈 길을 같이 찾아 나아간다. 우선 환자들을 집 밖에 있는 나무 의자에 불러 앉힌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치료법, 역할 바꿔서 하는 놀이법, 행동 활성 방법 등을 사용한다. 이들이 앉아서 이야기하는 나무 의자가 '우정의 벤치'로 불리기 때문에 수백 명의 할머니 치료사들 모임도 우정의 벤치라고 불리게 되었다.

우울증 환자들로 인해서 생명의 손실은 물론 경제적인 손해도 턱없이 높아지고 있다. 짐바브웨 인근 네 나라도 우정의 벤치를 도입했고, 미국 뉴욕시에서도 비슷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세계 보건기구(WHO) 발표에 의하면 말라리아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생산력을 감소시키는 병이 우울증이라고 한다.

짐바브웨 말로 우울증은 깊이 생각하는 병이란다. 과거 잘못이라던지, 죄의식에 사로잡혀서 본인을 책망하는 등 깊은 생각에서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곳 서구에서도 우울증의 원인을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인구의 40%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나타난 증상을 원인으로 오해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울증은 두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이라는 뇌전파 화학 물질이 감소하였을 때 오는 병이다. 두뇌도 췌장이나, 심장처럼 우리 몸의 장기 중 하나이다. 췌장 안에 있는 랑겔한스씨 세포에서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물질이 잘 안 나오거나, 정상적 기능을 못하는 경우에 생기는 병을 우리는 당뇨병이라 부른다. 과학에 대한 지식이 보편화된 요즘 당뇨병을 부끄럽게 여기고 숨기는 사람은 드물다. 유전적으로 그 기질을 물려받고서 태어났지만 증상을 일으키는 요인은 사람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임신을 한다든가, 갑자기 몸무게가 늘었다든가, 수술이나 사고 등으로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등등.

치료는 인슐린을 주사로 보충해 주거나 약품을 통해 당의 흡수를 줄이며, 운동으로 대사를 원활하게 돕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등 다각도의 도움을 요한다. 두뇌의 화학물질, 세로토닌이 감소된 우울병의 경우에도 이 물질을 보충하기 위해 약 20여 가지의 항우울제가 있는데, 프로작, 졸로프트, 셀렉사, 렉사프로 등이다.

원인을 찾아내어 상실된 감정(실연·이혼·죽음 등)을 받아주고, 슬픔에 귀 기울여 주며, 자신으로 되돌아가는 용기를 북돋아주는 상담의 역할이 약물만큼이나 중요하다. 우정의 벤치는 우울한 환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태양이 있는 자연에 안기는 계기를 준다. 이제 우리도 주위에 있는 우울증 환자들에게 우정의 벤치를 제공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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