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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걷고, 쉬고…새로운 시니어 여행 비즈니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6/14 23:03

[더,오래] 김정근의 시니어비즈(22)



여행 시장에서 '활동적 시니어'의 역할이 커졌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리며 소비에도 적극적인 이들은 여행을 다니는 태도도 남다르다. 이에 고령화를 먼저 겪은 국가들에는 시니어의 취미를 고려한 여행 상품이 등장해 큰 인기다. 신체적, 경제적 환경까지 고려한 것은 기본이다. [사진 unsplash]






노후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활동적 시니어’들 사이에 새로운 여행 풍속도가 생기고 있다. 자녀의 금전적 지원으로 떠났던 효도 여행과 다르게 스스로 비용을 지불하며 자신의 취미와 추억, 삶의 의미를 찾는 ‘목적 있는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오늘은 우리나라보다 고령화를 먼저 경험했고, 활동적 시니어가 능동적 소비 주체로 성장한 외국의 시니어 전문 여행 비즈니스를 소개한다.

교육에 여행을 연계한 미국의 로드 스칼라
50대 이상 활동적 시니어를 위한 대표적인 여행업체는 1975년 미국에서 설립된 로드 스칼라(Road Scholar)다. 로드 스칼라는 여행업보다는 시니어를 위한 평생교육 사업으로 출범했다. 설립 초기에는 유럽의 유스호스텔을 벤치마킹한 '엘더호스텔(Elderhostel)'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미국 뉴햄프셔의 전문대학교 캠퍼스에서 저렴한 평생교육 관련 사업을 했다.




로드 스칼라 홈페이지(https://www.roadscholar.org). 로드 스칼라는 시니어 교육으로 사업을 시작해 세대통합형 여행 프로그램까지 내놓았다. [사진 로드 스칼라 홈페이지 캡처]






그런 한편으론 끊임없이 변하는 시니어의 욕구에 맞춘 신상품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았다. 1980년대 평생교육 운동이 미국 내에서 확산했다. 그러면서 엘더호스텔은 사업 범위를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영국, 북유럽으로 확장했고, 여행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1982년에는 50대 이상 시니어의 평생교육을 후원하는 기금을 마련, 혁신적인 여행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경제적인 이유로 프로그램 참여가 어려운 사람에겐 장학금도 지급했다.

1985년에는 손자녀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최초로 시판해 세대통합형 여행 프로그램의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1998년에는 선박과 바지선을 타고 바다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등록회원 수가 25만 명을 넘어섰다. 2010년엔 회사 이름을 로드 스칼라로 바꾸고,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를 겨냥해 여행과 교육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내놨다.

2019년 현재 로드 스칼라엔 연간 10만 명 이상의 시니어가 150여개 나라, 5500개 교육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생각하고, 고민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활동적 시니어의 학습 욕구를 교실이 아닌 여행을 통해 구현하는 사업 모델과 지속적인 시니어 맞춤형 여행상품 개발이 로드 스칼라의 성공 비결이랄 수 있다.

캐나다의 시니어 디스커버리 투어스



시니어 디스커버리 투어스 홈페이지(https://seniordiscoverytours.ca). 시니어 디스커버리 투어스는 여행 중 시니어가 겪을 수 있는 어려움 요소를 최대한 제거한 여행 상품을 선보인다. [사진 시니어 디스커버리 투어스 홈페이지 캡처]






두 번째로 소개할 기업은 1975년에 설립된 캐나다의 '시니어 디스커버리 투어스(Senior Discovery Tours)'다. 이 여행사는 캐나다에서 가장 큰 여행사 중 하나로 50세 이상의 활동적 시니어를 대상으로 100여 개의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니어 디스커버리 투어스의 특징은 단순히 여행 프로그램의 다양성에만 있지 않다. 시니어 디스커버리 투어스만의 특화 서비스가 있다.

먼저 여행은 고객의 집에서 차로 이동하는 픽업 서비스부터 시작한다. 또한 세계 곳곳의 여행지 주민과의 생활을 체험하는 상품도 개발했다. 대부분의 여행에는 시니어가 가볍게 걸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포함하고 있다. 여행에 동반하는 매니저가 호텔 체크인, 자동차 시간 확인 및 차표 구매 등도 대신 서비스해준다. 활동이 어려운 시니어엔 크루즈 여행을 추천한다.

기본적으로 시니어 디스커버리 투어스는 ‘천천히’ 즐기고, 휴식을 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하루에 1~2개 정도의 목적지만 설정해 과도한 이동을 자제하며, 전체 여행일정 중 투숙할 호텔은 1~2개로 제한한다. 모든 식사계획이 짜여 있기 때문에 여행지에서 끼니마다 식당 선택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여행 경비엔 관광지입장료, 식사비, 호텔 및 항공료, 여행자보험, 세금, 팁, 심지어 호텔 체크인 시 발생하는 짐 운반비용까지 여행 중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포함하고 있어 추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여행출발 전 여행 가이드와 충분한 상담으로 여행 관련 애로점을 사전에 해결해준다. 현지에서도 여행가이드가 모든 것을 관리해 주기 때문에 편안한 여행을 선호하는 시니어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자전거·도보여행 전문 버터필드&로빈슨



버터필드&로빈슨 홈페이지(https://www.butterfield.com). 이 여행사는 여행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도보와 자전거를 이용하기 때문에 풍경을 깊이 있게 보고 즐길 수 있다. [사진 버터필드&로빈슨 홈페이지 캡처]






마지막으로 소개할 여행사는 1966년에 설립된 '버터필드&로빈슨(Butterfield & Robinson)'이라는 여행사다. 고급화한 자전거 여행과 걷기 여행에 특화했다. 모든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지만, 고객 대부분은 50세 이상의 시니어로 구성되어 있다. 버터필드&로빈슨의 모토는 ‘세상을 보기 위해 천천히(Slow down to see the world)’이다. 차로 이동하기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며 여행지를 더 깊이 이해하고 경험하도록 한다.

여행자의 취향에 따라 자전거나 도보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음식과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버건디를 자전거로 다닐 수 있으며, 페루의 잉카유적지를 하이킹하며 즐길 수 있다. 모든 여행에는 전문 스태프가 동행한다. 자전거 여행의 경우 차량과 스태프가 동행해 여행객의 짐을 차량에 실어 목적지까지 운반해주고 발생하는 문제도 해결해준다.

도보와 자전거로 이동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속도로 경치와 경관을 감상하는 장점이 있다. 친구들과 소그룹을 만들어 함께 여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기자전거가 나와 자전거 여행이 한결 편리해졌다. 현재 버터필드&로빈슨은 전 세계에 100개 이상의 여행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활동적이며, 여유를 갖고 여행을 깊이 경험하고 싶어 하는 활동적 시니어의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체인구의 14%를 차지하는 활동적 시니어인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2020년이면 고령층에 진입한다. 이들은 젊음과 창의성, 자아실현의 가치를 중시하는 청년 시기의 문화적 감수성이 발달한 세대다. 우리나라 여행사도 베이비부머 세대의 활동적 시니어가 가진 감성과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0년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65세에 진입하는 첫해다. 국내 여행업계도 활동적 시니어의 욕구에 맞춰 변화를 모색할 때다.

김정근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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