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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기사 대신 승객이 기어조작” 불안한 버스 주52시간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6/17 08:43

7월부터 노선버스 주52시간 적용
“무경력 기사 많아 사고 위험” 우려
해당 업체 몰린 경기도 특히 심각
안전 위한 주 52시간이 안전 위협



7월부터 300인 이상 노선버스업체에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된다. [연합뉴스]





“기사가 부족하다 보니 사고를 여러 번 낸 사람도 하는 수 없이 다시 뽑고 있다.”(경기도 A버스 대표)

“회사 안전파트에서 ‘미숙하고 자격 안 되는 기사가 오다보니 사고율이 높다’고 걱정하더라.”(경기도 B버스 관계자)

300인 이상 노선버스업체의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무경력 기사들이 대거 채용되면서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해당 업체의 70% 가까이가 집중돼 있는 경기도의 상황이 심각하다.

17일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추가 채용된 기사 규모에 2주 단위로 104시간을 나눠서 근무하는 탄력근로제와 노선 감축·운행시간 단축까지 고려하면 주 52시간은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에서만 22개 시내·외 버스업체가 주 52시간 대상이다. 당초 이를 맞추려면 1일 2교대제가 필요하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현실적으로 기사 수급이 어렵고 인건비 부담이 큰 탓에 대부분은 격일제를 택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새로 뽑은 기사들 중 상당수가 경력이 짧거나 거의 없다는 점이다. 종전에는 소형이나 중형버스의 경력이 최소 6개월 이상 되는 기사들을 대형버스 기사로 뽑았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기사를 뽑아야 하는 탓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 기준을 상당히 완화한 것이다. 경기도의 C버스 대표는 “예전 기준대로 하면 기사를 제때 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무경력자도 채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근차근 경력을 쌓도록 해서 대형버스를 맡겨야 하는데 이게 안된다”며 “초보 기사가 언덕길에서 기어 조작을 제대로 못해 버스 운전 경력이 있는 승객이 대신 해줬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근호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상근부회장도 “많은 업체들이 경력이 일천한 기사들을 뽑다보니 현장에서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초 안전을 위해 시행하는 버스기사의 주 52시간 근로제가 오히려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노선버스는 당초 주 52시간 적용이 면제되는 특례업종이었으나 기사들의 장시간 운전 등으로 인한 사고 우려를 줄이기 위한 명목으로 지난해 특례업종에서 제외됐다.

경기도의 A버스 대표는 “지금 상황대로라면 사고가 빈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그렇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와 경기도도 이같은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 김동준 국토부 대중교통과장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종 경기도 버스정책과장도 “일부 업체에서는 자체 연수과정을 통해서 사고 위험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안전에 대한 우려는 지자체는 물론 시민들까지 느끼고 있을 정도”라며 “신규 기사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금을 둘러싼 논란도 복병으로 거론된다. 버스기사의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임금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자 노조들에서 임금 보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심석용 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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