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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요언론, 미국은 핵합의 '탈퇴' 이란은 '위반''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9/06/19 03:35

"미묘한 어휘 차별로 이란 강경, 과격성 각인" 지적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한 뒤 대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한 것과 관련해 이란이 핵합의상 의무(핵프로그램 감축·동결) 이행 범위를 줄인 데 대해 미국 언론의 어조가 미묘하게 다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국이 구체적인 근거나 핵합의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난해 5월 핵합의를 탈퇴한다고 선언한 뒤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것은 핵합의를 완전히 위반 또는 파기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이 이란의 이번 조처에 대해 '탈퇴'보다 더 어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위반' 또는 '파기'라는 단어를 써 부지불식간에 이란이 강경하고 과격하다는 이미지를 각인하려 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이다.

미국의 언론 비평가 애덤 존슨은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의 기사와 함께 "이란은 핵합의를 '위반'(violate)했고, 미국은 단지 '탈퇴'(withdraw)했다고 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기사는 17일 이란 정부가 핵합의에서 규정한 저농축 우라늄과 중수의 한도량을 곧 넘기게 된다고 발표하자 NTY가 긴급기사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긴급뉴스:이란이 더 많은 우라늄을 농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탈퇴한 2015년 핵합의를 위반하는 일이다"라고 보도했다.

NYT는 이날 미군이 중동에 1천명을 증파한다는 기사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다른 단어를 사용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편집자문인 이란 출신 미국 언론인 네가르 모르타자비도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1년전 핵합의를 '위반'했으면서 이란에게 위반하지 말라고 한다"라며 미국이 핵합의를 위반한 것이지 탈퇴한 게 아니라고 비판했다.

미국 언론에서 이런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도 17일 관련 기사에서 "이란이 미국의 핵합의 탈퇴(withdrawal)에 대응해 이를 '파기'(break)하겠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와 달리 이란의 대응을 발표한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란이 핵합의를 '파기하겠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17일 "저농축 우라늄 저장 한도량을 남기기까지 10일 남았다"라고 발표했다.

미국 abc 방송 역시 18일 "이란이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이겠다고 협박(threat)했다. 미국도 핵합의를 탈퇴했지만 이를 위반하겠다는 이란의 협박은 핵무기를 강제로 획득하겠다는 것이라며 맹비난했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폭스뉴스도 17일 "이란이 핵무기를 제조하지 못하도록 하는 핵합의를 깨겠다(break)고 발표했다. 이란이 핵무기급 농도에서 한 발짝 앞까지 우라늄을 곧 농축하겠다는 것은 미국이 이를 탈퇴하면서 세계를 더 안전하게 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담에 도전이 된다는 뜻이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은 18일 '이란이 열흘 안으로 핵합의에서 동의한 우라늄 저장한도를 파기하겠다(break)고 발표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핵합의 탈퇴에 대응한 이런 조처는 이란이 강대국과 맺은 핵합의에 대한 타격이다"라고 전했다.

반면 이란 문제에서 미국에 비판적인 논조라고 평가받는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8일 "미국이 지난해 5월 위반(violate)한 핵합의에 대해 이란이 일부 탈퇴(withdrawal)를 선언했다"라고 보도해 미국 언론과 반대로 어휘를 사용했다.

이란 정부와 언론은 이란이 핵합의상 의무를 일부 이행하지 않는 데 대해 일관되게 '이행 범위 축소'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또 이런 조처의 원인이 미국의 핵합의 파기와 제재 복원 때문이라면서 핵합의를 벗어난 이런 제한적인 대응조차 핵합의의 조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핵합의 26조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이란 제재 완화·해제를 성실히 이행할 의무를 명시하고 이 제재를 복원하거나 추가 제재를 부과하면 이란은 자신의 의무(핵프로그램 제한) 이행을 중단할 근거로 삼는다는 내용이다.

hskang@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강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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