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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돈 안드는 은퇴 계획 많다

[LA중앙일보] 발행 2008/11/13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08/11/12 18:27

이종호/편집위원

보험 상품 중에 롱텀케어(long-term care)라는 것이 있다. 장기간호보험이라고도 하는 데 질병이나 사고로 건강을 잃어 스스로 일상 활동을 할 수 없게 됐을 때 간병비용을 지급받는 보험을 말한다.

주류사회에서는 보편적인 이 보험이 한인들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다. 메디케어나 메디캘 같은 정부 혜택을 받으면 되지 굳이 내 돈 들여 그런 보험을 살 필요가 있느냐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삶의 질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 가면서 이런 보험에도 관심을 갖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IRA나 401(k) 같은 노후 대비 금융 상품에 대한 관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평생 일만 하다 대책 없이 은퇴한 이민 선배들을 봐 온 중장년층들이 자신의 노후문제를 그만큼 절실히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본의 아니게 은퇴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평생 모아온 연금은 반 토막이 났고 믿었던 집값도 폭락이다.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힘겨워 하는 사람도 있다.

오늘 당장이 괴로운 이들에게 한가롭게 노후를 얘기하는 것은 한참 배부른 소리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그 때문에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 은퇴 후의 삶이다.

요즘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90을 바라본다. 60에 은퇴하면 30년을 70에 물러나도 20년은 더 산다. 노(老)테크의 핵심은 바로 그 20~3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은퇴한 주변 노인들을 보면 크게 퇴화형과 진화형 두 부류가 있다. 퇴화형은 현실만족형이다. "그만하면 됐다 성가시게 뭘 자꾸 바꾸려 드는가" 하면서 현상을 고수하려 한다. 일상에도 별로 변화가 없다.

이에 반해 진화형은 늘 새로운 것에 마음을 열어 놓는다. 스스로 바뀌려 애쓰고 배우기에 힘쓴다. 이들에겐 은퇴가 물러남이 아니라 해 보고 싶었던 것을 비로소 할 수 있는 원숙한 환경이 마련되었음을 뜻한다. 어떤 유형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노후의 삶의 결정될 것임은 자명하다.

은퇴 후에도 경제적인 능력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렇지만 돈만 모은다고 노후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은 물론이고 배우자나 자녀와의 친밀도 지속적인 사회활동 원만한 인간관계 신앙이나 취미생활을 통한 마음의 평정 등이 고루 조화를 이룬 뒤라야 행복한 노년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것을 보장해 주는 보험이나 투자 상품은 어디에도 없다. 각자 스스로 준비해 나갈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노후를 대비해 적절한 투자로 지속적인 수입원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들 얘기한다. 그렇다고 누구나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투자는 얼마든지 있다.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일하기 평생 할 수 있는 일이나 취미 개발하기 열심히 신앙 생활하기 따뜻한 인간관계 맺기 가족에게 잘하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강 지키기 등. 이런 것들에 좀 더 관심 기울이고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다른 어떤 저축이나 보험보다 훌륭한 노후 투자라고 나는 믿는다.

거기에 더하여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수십 년 쌓아 온 인적 네트워크나 경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계발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겨 보자는 것이다. 이 또한 은퇴 후의 또 다른 20~30년간을 지탱해 줄 확실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때는 지금이다. 노년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지금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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