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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시론] 시진핑 방북과 한반도 정책

시진핑 중국주석의 북한 방문은 매우 적절한 시간을 택한 타이밍의 묘를 보여주고 있다. 시 주석의 국빈방문 한 주일 후, 오사카 G20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의 전향적 변화이기 때문이다.

이번 오사카 G20회의는 보다 확실한, 무엇보다도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는 중국의 전향적 입장을 평양을 들러온 시 주석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975년 베트남전쟁이 끝난 후 40여년 동아시아는 비교적 평화롭고 번영하는 시기를 누려왔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일본으로부터 동남아에 이르는 모든 동아시아국가들뿐 아니라 남반부의 호주까지 한 나라도 예외 없이 중국을 동아시아 유일의 핵무장 국가로 인정하고 수용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북한은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하고 21세기로 들어서면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 핵보유 국가가 될 것을 국가목표로 삼고 핵무기 개발에 전력투구해 왔다. 중국이 국경을 맞댄 인접국 북한의 핵무장을 막지 못하고 방관하는 것은 능력의 한계보다는 국제역학의 방정식과 지정학적 고려에 묶여 확실한 정책결단을 계속 미뤄온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 결과로 중국은 북한을 핵확산금지조약, 즉 NPT체제의 예외지대로 취급했던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한반도 휴전선 남쪽의 한국이나, 북한 장거리미사일이 두 번이나 열도 상공을 지나간 일본도 NPT체제의 예외로 인정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인지 불편하고 거북한 논리적 질문에 부딪히게 된다. 한편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한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의지를 확실히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구보다도 김정은 자신이 북한 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투명하고 확실한 입장을 듣고 싶었을 것이며, 문재인 한국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를 포함한 G20 지도자와 세계 각국의 많은 지도자들이 시진핑 주석의 보다 분명하고 확실한 중국의 한반도정책 및 핵확산금지체제 유지에 대한 투명하고 건설적 설명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비핵화 실현에 대한 결심을 누차 천명한 바 있는 북한이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첫걸음은 NPT 참가국으로 복귀하는 것이며 이를 적극 도울 수 있는 것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위치다. 그러한 비핵화 실현으로의 과감한 전진이 시작된다면 유엔도 북한에 대한 제재의 단계적 해제를 검토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북한 비핵화 과정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주석이 함께 이끌어갈 수 있다면 그 연장선상에서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미중무역 갈등, 관세전쟁에서도 타협과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우연히도 6·25전쟁 발발 69주년을 사나흘 앞둔 시점이어서 한국인들은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게 된다. 근자에 미중관계를 "2차냉전"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어 핵무기시대의 한반도를 둘러싼 대결구도를 결코 가볍게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경각심이 앞서게 된다.

한국전이 시작될 때 한반도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지 않았다. 3년에 걸친 그 전쟁은 대규모 전쟁으로 확대되었고, 미국이 대서양국가라는 전통을 넘어서며 태평양국가로서 아시아 정치에도 참여하는 역사적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로 유엔헌장에 의거한 집단안전보장원칙에 따라서 미국은 한국 및 일본과 각각 방위조약체제를 만들게 된 것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이후의 북한의 안전을 어떻게, 누가 보장하겠느냐는 당연한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 바로 유엔헌장의 집단안전보장원칙이 비핵화 후의 북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도 세심한 연구와 결단이 필요한 대목이다. 시진핑 방중에서, 그리고 G20에선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이 문제까지도 논의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과한 낙관론일까?


이홍구 / 전 국무총리·유민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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