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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은 엄마, 기른 엄마 '모정'은 통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9/06/20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19/06/19 21:18

미네소타 입양된 한인 남성
45년만에 한국서 친모 상봉
암투병 간호 후 함께 미국행
양엄마 만나 "키워줘 감사"
"아들 보내줘 나도 고맙다"

미네소타로 입양된 김일환씨의 친모 김숙년씨(왼쪽)와 입양모 루이스 포스터볼드가 서로를 부둥켜 안고 있다.

미네소타로 입양된 김일환씨의 친모 김숙년씨(왼쪽)와 입양모 루이스 포스터볼드가 서로를 부둥켜 안고 있다.

45년 전 한국서 미국 미네소타로 입양된 한인 남성의 생모와 입양모의 만남이 감동을 주고 있다고 미네소타 지역 방송 'TPT 오리지널스'가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김숙년(71)씨는 미국에 첫 발을 내디뎠다. 45년 전 입양 보낸 아들을 키워준 입양모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3년 전 김씨는 아들 김일환(47·미국명 레인 포스터볼드)씨와 극적으로 재회했다. 이후 일환씨는 한국으로 아예 거처를 옮겼다. 유방암으로 투병 중이었던 생모 김씨를 간호하기 위해서다.

지난 1974년, 당시 2살이었던 일환씨는 미네소타 윌마 지역의 한 백인 가정으로 입양됐다. 윌마는 백인이 93%인 소도시다.

당시 미혼인 상태로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감당하기 힘든 삶의 무게에 아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지난 26일 수년간의 좌절 끝에 김씨는 아들의 입양모 루이스 포스터볼드(75)와 만났다.

만나러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암으로 인한 통증과 처음 겪는 비행은 김씨에게 큰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는 "40여 년 동안 내 아들을 길러준 입양모의 모정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두 엄마는 서로 보자마자 부둥켜 안았다.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친모의 말에 "우리에게 아들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입양모는 화답했다. 비록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모정'으로 소통했다.

메모리얼데이였던 27일 이들은 일환씨의 입양 아버지 묘소를 찾았다. 그는 참전용사였다. 묘 앞에서 김씨는 "좀 더 일찍 왔어야 하는데 인사가 늦어져 죄송합니다. 아들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올렸다.

입양모 포스트볼드는 "(아들의 한국행에 대해) 사람들이 서운하냐고 묻는데 그렇지 않다. 아들에게 엄마가 2명일 뿐. 그저 아들이 행복하면 된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전부"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김순년씨는) 당시 아들을 지키려고 했고 지금껏 마음으로 사랑해왔다"며 모성애에 공감했다.

과거 김씨는 아들을 맡긴 입양기관을 나서면서 절대로 아들을 찾아나서지 않으리라 다짐했다고 한다. 마음이 약해질까봐 두려워서다. 하지만, 품에서 떠나보낸 젖먹이 아들의 얼굴은 결코 쉽게 잊히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여 년이 흐른 1998년, 당시 입양기관이었던 한국사회봉사회에 이름을 남겼다. 혹시나 아들이 찾아올 거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리고 희망은 현실이 됐다. 일환씨가 지난 2015년 친모를 찾아나서기 위해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리고 1년 뒤 모자는 40여 년 만에 다시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하지만 일환씨는 모자의 재회가 꼭 동화 같지만은 않았다고 전했다. 일환씨는 "수십 년간의 세월의 벽을 단숨에 넘을 순 없었다. 언어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아들은 한국어를, 엄마는 영어를 배웠다. 모자는 과거를 보지 않고 앞으로 함께할 미래를 내다봤다.

김씨 모자의 이야기는 영화로 촬영되기도 했다. 한국 다큐멘터리 감독 연왕모 감독은 '엄마와 나'라는 제목으로 김씨 모자의 삶을 소개했다.

연 감독은 "서로를 향한 그들의 여정을 담았다. 사랑과 언어에 관한 이야기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감정의 언어로 대화하는 그들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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