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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문 / 파코이마
지상문 / 파코이마 

[LA중앙일보] 발행 2019/06/22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9/06/21 19:00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모래밭에 앉아 손 위에 얹은 모래를 두드려 두꺼비집을 지으며 부르던 노래가 새삼스럽다. 모래 속의 손을 살살 빼면 작은 굴이 나타나 두꺼비집이 되곤 했다. 그러나 끈기가 없어 그 모래두꺼비집은 얼마 안가 무너지고 만다.

사막의 폭풍은 하루 사이에 모래 산을 이리저리 옮겨놓기도 한다. 쌓아놓은 모래는 한참을 흘러내린 다음 안정을 찾아 멈추게 된다.

이때 만든 경사면의 각도를 안식각(安息角. Angle of repose)이라고 재료역학에서 말한다. 한 알 한 알의 모래가 편한 자세를 찾아내는 일은 우주의 숨은 뜻이다. 흘러내리는 힘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다만 알려주기만 하는 에너지다. 안식이란 말은 우리를 넉넉하게 만들어 안식년, 안식교, 안식일이란 말과 함께 편히 쉰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내가 발견한 진리는 백사장에서 주운 한 알의 모래일 뿐이라고 한 뉴턴의 겸손이 부럽다. 그는 그 한 알에 온 우주가 들어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모래알과 우주의 크기가 같을지도 모른다.

6자 침대에 누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친구를 생각하고 사랑했던 이들의 얼굴을 그린다. 조건 없는 사랑이 자비라지.

손 모아 기도한다. 많이도 서성거렸다. 석가도 예수도 방황했다지, 창문을 닫는다. 새어나가는 기도소리는 치장된 소리라지. 기도는 나 아닌 신이 해야 한다지. 모래알만큼 많은 사람이 지구를 걸어가고 그 하늘을 나른다.

그렇게 모이고 헤어지기를 밥 먹듯 하다가 한 시절을 갈무리하며 안개처럼 멀어져 간다. 모래가 안식각으로 산을 지킨다면, 우리는 어떤 각으로 무엇을 지켜나가야 할까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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