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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트랜스젠더와 인터섹스

[LA중앙일보] 발행 2019/06/24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9/06/23 00:22

모니카 류 / 종양방사선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오랜만에 고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여학교인 이 학교 졸업생들은 흰 드레스를 입고, 교사들은 가운과 사각모를 쓰고 입장했다.

흰 드레스를 입고 입장하는 졸업생 중에 회색 양복에 핑크색 부케를 양복 주머니 위에 꽂은 두 명의 잘 생긴 청년들이 끼어 있었다. 트랜스젠더(이하 트랜스)라고 했다. 고교 3학년 때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알게 되고, 외모상의 성전환을 실행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신체 내부의 변경 여부는 모른다. 트랜스가 아니고 인터섹스(間性)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는 이들을 퇴학시키지 않았다. 학교의 결정은 옳은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여자 800m 국제경기에서 두 번의 금메달을 받은 육상선수 세메냐(Mokgadi Caster Semenya)에 대한 기사가 눈을 끈다. 그녀의 재능이 남성적 외모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트랜스 또는 인터섹스일지 모른다는 추측이다. 스포츠중재재판소는 그녀에게 약물로 남성호르몬 수치를 낮춰야 여자 육상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통고했다는 보도다. 의아하다. 기본권의 침범으로 보인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외부 투약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한다. 그렇다면 이 판결은 인권침해라는 관점 외에도 개인의 타고난 상태에 대한 공개 도전으로도 볼 수 있고, 위험한 판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트랜스, 인터섹스는 호모, 게이같은 성취향성과 다르다. 트랜스는 태어났을 때 주어진 성별이 싫어서 자라면서 반대의 성별을 추구할 때 일컫는 말이다. 인터섹스는 선천적으로 밖으로 보이는 성별과 내부적인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애매한 경우를 말한다. 즉 남자 또는 여자, 그 어느 카테고리에도 맞추기 어려운 생식기관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을 말한다. 참고로 우리에게는 반대 성의 호르몬이 소량씩 분비된다. 또 트랜스 남성은 임신할 수도 있다. 유난히 체구가 큰 여성이 전립선암으로, 또 키 작은 털보 남성이 유방암으로 의뢰되어 왔던 기억이 새롭다.

졸업식장의 트랜스 청년들, 또 세메냐 선수가 겪고 있는 입장을 그냥 부인할 수는 없는 시대이다. 미국에는 약 140만 명의 성인들이 자신은 트랜스라고 표현하는데, 실상 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인터섹스는 생각보다 많은 100명 중 한 명이라 보고되어 있다.

트랜스의 대다수는 밀레니얼, 즉 현재 20세에서 39세 사이의 젊은이들로 증가 추세(현재 8.1%)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10대들의 실제 숫자는 불분명하지만 미네소타대학 닉 라이더 연구원의 보고에 의하면, 2016년 미네소타 주의 8만1000명 10대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연구에서 2200명 즉 2.7%가 자신은 트랜스 또는 '성(性) 비확인그룹(gender non-confirming)'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트랜스는 증가추세일까? 아닐 것이다. 태고적부터 있었다. 세계대전을 치른 후 세상은 인권의 존중, 언론의 자유, 포용하는 사회를 만들려 노력하여 왔고, 이는 덤으로 알게 된 통계, 정보가 아닐까 싶다. 포용하는 사회라 하지만 트랜스나 인터섹스들을 '죄인'처럼 단죄하는 우리들이다. 차별당하고 기본권이 무시되고, 증오범죄의 대상이 되는 사례를 흔히 보아왔다.

졸업식장에서 본 두 청년, 세메냐의 안전을 빌자. 젊은 그들이 걸어야 하는 길이 평탄하지 않고 험난할 수도 있을 것을 알기에 마음이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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