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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예·재정 확보 다양화·온라인 확대 필요"

신학교 위기…대처 방안은

신학교마다 운영면에서 어려움을 겪자 캠퍼스 매각, 온라인 수업 개설 등으로 생존 전략을 바꾸고 있다. [중앙포토]

신학교마다 운영면에서 어려움을 겪자 캠퍼스 매각, 온라인 수업 개설 등으로 생존 전략을 바꾸고 있다. [중앙포토]

유명 신학교들 슬림화 시도
신학 교육의 보편화 추구해
학생 모집의 다변화 통해서
감소하는 학생 새롭게 충당
학비 의존도 낮추는 노력하고
가톨릭 처럼 교회가 도와야


요즘 신학교마다 생존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신학 인구가 감소하고 학교마다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신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학생이 줄면 학비 의존도가 높은 신학교 특성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곧 신학교의 체질 개선과 생존을 위한 토양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신학교의 생존 방안 등을 알아봤다.


우선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신학교 관계자들은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 대신 변하면 생존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함께 한다.



유진 최(리폼드 신학교) 목사는 "신학계에서 명망있는 신학교들도 요즘은 현재의 덩치를 감당할 수 없어서 몸집을 줄이고 긴축 재정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쉽게 말해 과거 베이비부머 시대의 인구 증가와 미국 기독교 부흥기 때 그 열기와 맞물려 형성된 지금의 거대한 신학교가 이제는 학생이 줄면서 더이상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인 목회자도 다수 배출한 남가주 패서디나 지역의 풀러신학교의 경우 지난해 포모나 지역으로 캠퍼스 이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학교 마크 래버튼 총장은 당시 교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캠퍼스 이전 결정은 "향후 수십 년을 향해 학교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풀러신학교는 패서디나 캠퍼스를 매각하면 ▶모든 채무를 없앨 수 있고 ▶포모나 지역으로 이전하면 학생 및 교직원의 생활비가 현저히 감소할 수 있어 학생과 학교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이점을 꼽았다.

심지어 남가주 지역 유명 감리교 계열 학교인 클레어몬트신학교도 윌라멘트 대학교와 합병, 오리건주로 캠퍼스 이전을 공지한 바 있다.

유수의 신학교 뿐 아니라, 소규모 또는 한인 신학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LA지역 한인 신학교 관계자 A씨는 "풀러신학교 같이 운영 체계를 갖춘 학교가 그 정도로 힘들다면 소규모 신학교들은 몇 배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특히 한인 신학교는 이민교회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모집 자원이 '한인'에 국한돼 있다는 점은 운영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이를 위해 주류 신학교들은 몸집을 줄이고 온라인 수업 확대를 통해 학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 월드미션대학 등과 같은 한인신학교도 모두 온라인 수업을 개설했다.

유진영 목사(LA)는 "온라인 수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지만 이미 젊은 세대가 '인터넷'의 세계를 수용하는 인식은 기성 세대와 차이가 크다"며 "이러한 현상은 일반 대학교 등에서도 온라인 수업 비중이 커지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요즘 신학교들도 온라인 수업 확대를 통해 학생 모집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수업 등을 확대한다고 해서 교육 수준까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는 신학 교육의 질적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학교들은 오히려 까다롭게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북미신학교협의회(AT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내 목회학(M.Div) 합격률은 67.8%였다. 이는 전년(69.8%)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신학 석박사 학위 과정(77.2%→69.1%), 사역 관련 석박사 학위 과정(79.6%→76.5%) 등의 합격률 모두 전년도 보다 내려갔다.

신학교마다 현 시대에 맞춰 신학 교육을 다양화 하는 움직임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목회자 양성 등이 중심이 됐던 신학 교육을 좀 더 보편화 시킴으로써 학생 모집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만큼 교인들도 장애인 사역, 교회 음악, 기독교 상담, 청소년 사역 등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신학 교육의 수요가 늘고 있고, 이는 곧 어려움을 겪는 신학교에게는 학생 유치에 있어 새로운 자원이 되고 있다.

스티브 이(38ㆍLA)씨는 "직장에 다니면서 저녁에는 한인 신학교에서 따로 공부를 하고 있다"며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교인으로서 평소 신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 신학교에는 일반 신학 수업도 많아졌기 때문에 부담없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다른 분야의 경우 합격률이 모두 감소했지만, 비전공자를 위한 기초 사역 리더십 분야의 합격률은 지난해 72.3%로 전년(69.8%)에 비해 상승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인 신학교의 경우 학생 모집의 다변화를 추진중이다. 이미 한인 유명 신학교 중 하나인 미주장로회신학대학도 수년 전부터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두고 2020년 부터는 다인종을 끌어안는 다민족 신학교로 탈바꿈하게 된다. 또, 그외 한인 신학교들은 비기독교인도 다양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음악, 상담, 영어 등 다양한 수업 개설을 통해 학생 모집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은 신학교가 소수 정예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최준식 목사(프린스턴신학교)는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요즘 신학교들의 운영 방안을 보면 구조 유지를 위해 생존에만 치중하지 않고 신학적 필요를 충족해주기 위한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곧 소수정예 교육의 추구로 신학교의 슬림화와 학생과 교수간의 밀착형 교육을 통해 신학계가 거품을 걷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육 환경 뿐 아니라 신학교의 운영 전략도 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학비 의존에만 편중된 수입원을 좀 더 다양화 시킬 필요가 있다.

ATS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미국내 신학교는 운영 재정 확보에 있어 대부분 학비(40.4%)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어 타기관(22.9%), 교단 및 종교 기관(20.7%), 기금 모금(1.1%) 등의 순이다.

레이 김(레이트하우스교회)씨는 "요즘 미국 교회 교인들은 헌금 뿐 아니라 신학교 및 신학생에게 상당히 많은 액수의 기부를 하고 있다"며 "교인들은 개별 교회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고, 신학교는 재정 확보 채널의 다양성을 위해 교회나 개인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가톨릭과 유사한 전략이다. 가톨릭 신학생의 경우 보통 소속 교구에서 학비를 일정 부분 지원 받고 있다. 이는 주로 신학생이 학비와 생활비 등을 대부분 감당해야 하는 개신교와는 다른 부분이다.

가톨릭 김제동 부제는 "가톨릭 역시 시대적으로 상황이 어렵지만 가톨릭의 신학 교육은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이는 사제 양성 과정에 대해 그만큼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성당마다 설치된 성소후원회가 사제 지망생의 재정을 지원하기 때문에 가톨릭 교회와 신학교가 매우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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