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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가 꿈꾼 그녀 "소설도 문제 풀듯"

한인 2세 캐서린 정 작가 주목
역사소설 '10번째 뮤즈' 출간
시카고 대학서 수학 전공 이력
"글도 가설 세워서 푸는 수학"

한인 2세 캐서린 정(40) 작가가 쓴 역사소설 '10번째 뮤즈(The Tenth Muse)'가 주류 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역 신문 '시카고트리뷴(Chicago Tribune)'은 '캐서린 정의 공식: 수학+정체성=고품격 소설(math + identity = elegant novel)'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신간 소설을 소개했다.

책의 배경은 1940년대 미시간주의 한 작은 마을이다. 백인 아버지와 중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주인공 '캐서린'은 여성이 억압받는 사회에 답답함을 느껴왔다. 그는 남자들의 전유물로 불리던 수학에 관심이 많았고 엔지니어였던 아버지의 든든한 지지로 더욱 매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실종 소식과 함께 캐서린은 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을 때 지니고 다녔던 공책에서 알 수 없는 수학 방정식을 발견한다. 당시 세계 최고의 난제 중 하나인 독일 수학자 리만의 가설을 풀고 있던 캐서린은 자신 앞에 놓인 또 다른 가설을 풀면서 가족사와 역사적 비밀들을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

시카고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캐서린 정 작가는 '수학'과 '글'은 닮은 점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수학과 글을 쓰는 것 모두 큰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만들고 가설을 세우는 것 등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정씨는 어느 날 우연히 한 잡지에 실린 5명의 선구적인 여성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보고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학을 전공했지만 이 여성 수학자들에 대해선 들어본 바가 없었다"며 "수학이 통상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시기에 사회적 통념을 뒤집고 당당히 수학자가 된 여성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진보적 여성에 대한 내 생각을 가장 잘 뒷받침해줄 수 있는 인물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책 속에서 어릴 적 아버지가 들려주시던 수학이야기를 덧댔다. 컴퓨터 과학 교수이자 수학에 대해 열의가 높았던 아버지는 정씨가 어릴 적 머리맡에서 재밌는 수학 문제나 공식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다. 정씨는 "소설 속 주인공이 풀어갈 수학문제를 위해서 나도 수학 공부를 해야했다"면서 "수학 교과서를 파기도 했고 또 직접 독일을 방문해 수학 관련 역사자료들을 모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으로서 내 뿌리에 관해 항상 갈증이 있었는데 같은 맥락으로 수학의 역사에 대해 더 심도있게 파고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씨의 부모는 1978년 학업을 위해 일리노이주로 이민왔다. 교수셨던 아버지와 역시 교육자셨던 어머니 밑에서 자란 정씨는 7살 때부터 작가를 꿈꿨다.

그는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영어를 잘 못했고 친구 사귀기가 어려웠다. 이후 한두 마디 배운 것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내 생각과 감정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소통 창구 역할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정씨는 지난 2012년 저서 '잊혀진 나라(Forgotten Country)'를 통해 문단에 데뷔했다. 앞서 지난 2010년에는 영국의 문학잡지 '그랜타(Granta)'가 매년 수여하는 신인작가상 '뉴보이스' 수상자로 선발되기도 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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