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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생활소음 스트레스

영하 40도 초속 65의 강풍이 부는 곳에 집을 짓는다면 무엇을 가장 고려해야 할까. 2014년 완공된 남극의 두 번째 기지 '장보고 과학기지'의 건축 뒷이야기다. 남극기지는 그야말로 극한지역에 짓는 극한 건축물이다.

당시 기지의 설계를 맡은 공간 건축사사무소 설계팀이 스텔스기 모양으로 기지를 디자인한 것도 바람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극한 환경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런데 당시 설계팀이던 서상하 건축가(키오스크 건축 대표)는 "추위와 강풍 등은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지만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은 생활소음이었다"고 전했다.

남극에서는 3개월의 여름을 제외하고 9개월을 기지에서만 보내야 한다. 폐쇄적인 공간에서 공동생활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컸다. 대원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안전 다음으로 소음을 꼽았다.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문 여닫는 소리가 그만큼 무섭다.

한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공동주택.아파트에서 산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2005년 법적 기준을 정했다.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 벽식 구조의 아파트는 슬래브 두께가 210㎜여야 하고 충격음 관련 사전 성능인정도 받아야 한다. 2005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슬래브 두께가 통상 120㎜로 얇다.



최근 한국 감사원은 지난해 말 입주예정이던 아파트 191가구의 층간 소음을 측정하니 184가구(96%)의 차단 성능이 사전 인정받은 것보다 떨어진다고 밝혔다.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사전 인정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었다. 시공 과정에서 편차가 생기고 아파트 구조도 영향을 끼치는 등 층간 소음의 확산 이유는 너무 다양해서 되려 원인불명인 상태다. 연구가 필요하다. 생활소음 스트레스를 만만히 봐서는 안 될 일이다.


한은화 / 한국 중앙일보 건설부동산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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