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김정은 백악관 방문할 수도"
CNN "판문점, 정치적 승리"
대선에 북한 활용 가능성
내년 열리는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으로 값진 정치적 승리를 얻었다고 CNN이 1일 보도했다. CNN은 또 대통령 선거가 있는 2020년 김 위원장의 백악관 방문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방송은 이날 비무장지대에서 성사된 북·미 정상 간의 만남을 평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장면을 활용해 정치가이자 '피스 메이커'로서의 면모를 부각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정은, "평양 오시라" 맞제안
볼턴 '북핵동결론' 보도 강력 부인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실질적 진전이 필요하지만, 이번 만남이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에 김 위원장의 백악관 방문이 성사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실패를 우려해 대선 이전에 협상 타결을 도모할 가능성이 있으며, 선거 몇 달 전 외교적 성과를 기대하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백악관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판문점에서 만났을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양행'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 남·북·미 세 정상이 자유의 집 앞에서 마주해 취재진과 경호 인력이 뒤엉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께서 평양에 오시면 세계 정치 외교사에 거대한 사변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북한 측 통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전달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백악관 초청'에 대한 답례 또는 역제안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김 위원장을 지금 바로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핵 동결 시나리오 일축=미국 정부 내에서 핵 동결(nuclear freeze)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핵 협상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들어본 적도 없다"며 일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새로운 협상에서 미국이 북핵 동결에 만족할 수도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판문점 회동이 있기 몇 주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관리들이 북미 협상의 새로운 라운드의 기반이 될 수 있길 기대하는 '진짜 아이디어'가 구체화 돼 왔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볼턴 보좌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관련 기사를 언급하며 "어떠한 NSC 참모도 나도 북한의 핵 동결에 만족하려는 어떠한 바람에 대해서도 논의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게재된 NYT 보도를 첨부하며 "이는 대통령을 옴짝달싹 못 하게 하려는 누군가에 의한 비난 받을만한 시도"라고 '음모론'을 제기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에 대한 응분의 대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턴의 이러한 반응은 일차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의 북미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협상안의 눈높이를 낮출 수 있다는 전망에 쐐기를 박고, 판문점서 열린 3차북미회담의 의미가 희석될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영희·이민정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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