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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코끼리 엄마'가 돼라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교육담당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교육담당  

[LA중앙일보] 발행 2019/07/03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7/02 19:21

TV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에 자주 등장하는 코끼리는 육상동물 중에서 가장 몸집이 크다. 덩치가 크고 움직임도 느려 세련되고 민첩한 현대인들에게는 인기가 없을 것 같은 코끼리가 페이스북에서 화제 영상으로 눈길을 끈 적이 있다.

뒤에서 쫓아오던 새끼 코끼리가 언덕을 오르지 못하고 넘어져 바둥거리자, 앞서가던 엄마·아빠 코끼리가 달려와 새끼를 일으켜 세워주는 내용이었다. 이들의 동영상이 눈길을 끌었던 건 새끼를 정성스럽게 돌보는 코끼리 부모의 모습 때문이었다. 놀라서 뛰어오는 코끼리 부모의 모습이 마치 넘어진 자녀를 보고 뛰어오는 우리 엄마·아빠의 모습과 비슷했었다.

요즘 들어 일명 '코끼리 엄마(Elephant Mother)'들이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로 뜨고 있는 코끼리 엄마들의 자녀교육 특징은 조용히 자녀를 보호하며 키우는 것이다. 이들은 넘어진 자녀를 일으켜 세워주고, 울면 품에 안아준다. 실제로 암컷 코끼리는 새끼가 3~4살이 될 때까지 함께 지낸다. 또 사자나 호랑이 등이 새끼 코끼리를 노리고 공격하면 큰 코끼리들이 둥글게 새끼를 둘러싸 보호할 만큼 모성애가 강하다. 자녀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훈육하고 채찍질하는 '타이거 맘'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꿈쩍 않고 자녀를 보호하는 코끼리 엄마들이지만, 가끔은 시대와 너무 동떨어지는 사고방식으로 자녀를 키우고 있지 않은 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처럼 어릴 때부터 자녀에게 각종 과외와 특별활동을 시키면서 대입을 준비시키는 학부모들을 보면 더 그런 것 같다.

이런 불안감을 가진 코끼리 엄마들에게 주는 격려의 글이 월간지 애틀랜타에 실렸다. 글쓴이는 인도계 미국 여성이다. 그녀는 타어거 맘의 자녀보다 한참을 뒤처지고 있을 것 같아 고민하는 코끼리 엄마들에게 "나이 어린 자녀를 격려하고 보호하며 보살펴 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며 "나는 잠자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밤에 침대에서 애타게 엄마를 찾으며 우는 아이를 가슴 아프게 지켜보느니 스스로 독립할 때까지 곁에서 함께 잔다"고 말했다.

코끼리 엄마인 그녀는 글에서 세 살 난 딸이 유치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때 계속 다니게 할지 여부를 고민하다 유치원 교육을 중단시켰다. 특히 자신의 결정을 들은 다른 학부모들이 '자녀는 가능한 일찍 독립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줬을 때는 '사회의 아웃사이더'임을 실감했다고 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주위에 자문을 구했지만 결국 자신이 어린 시절 받았던 부모의 따뜻한 사랑이 최고였음을 깨달았다는 그녀는 "부모를 보면서 배우고 느낀 사랑을 나도 눈치보지 않고 자녀에게 그대로 물려주겠다"고 강조했다. 타이거 맘은 자녀가 실패할까봐 두려워 강하게 키우려 한다. 하지만, 따뜻한 부모의 품을 찾는 자녀를 밀어내기만 한다면 그 역시 좋은 교육은 아닐 수 있다.

"최고의 부모가 되는 길은 나 자신이 원하는 부모가 되는 것이다. 완전한 자녀가 없듯이 완전한 부모도 없다. 자녀가 안정된 마음을 갖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 코끼리 엄마의 말을 남은 여름방학 동안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낼 한인 학부모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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