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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마주한 강렬한 현실

#1. 처음 본 인도네시아 아이에게 미약하지만 매달 3만원씩을 보내기로 한 건 페이스북에서 본 영상 때문이었다. 멀끔한 구호 단체 홍보 대사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은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졌지만, 배고픔을 느껴야 하는 이유도 모르는 듯한 아이의 순진무구한 표정은 달랐다. 몇 번을 더 돌려 본 영상 속 검은 아이는 하얀 눈을 계속 깜빡거렸다. 이 영상의 울림은 "나중에 커서 어른이 되면 선생님이 되고 싶다"며 아이가 가끔 보내주는 손편지만큼이나 컸다. 가끔 생각만 하던 후원을 실천에 옮기게 된 계기였다.

#2. 며칠 전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서 찍힌 사진 속에서, 익사한 어린 딸은 죽어서도 아빠의 목을 꽉 끌어안고 있었다. 국경이란 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를 두 살짜리 발레리아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라도 몰래 강을 건너 미국에 가야만 행복할 것이라고 믿은 아빠에게 몸을 맡기는 것뿐이었다. 우리는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진으로 인식하게 된 실상은 더 적나라했다. 이들을 추모하며 눈물을 흘린 전 세계인들에게도, 콧대 높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집을 당장 꺾을 순 없더라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로 한 일부 미국인들에게도 그랬을 것이다.

#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현직 대통령과 함께 66년 만에 처음으로 군사 분계선을 넘었다. 이 장면은 1980년대에 태어나 전쟁의 여파를 직접 겪어보지 않은 기자에게도 진한 울림을 줬다. 다양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평가나 외교적 협상 수단으로서의 해석에 관한 건 아니었다. 앞으로의 과정이 어떻든 세월이 어느 정도 흐른 미래엔 통일된 나라에서 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강한 현실 인식 때문이었다. 매번 그랬듯이 머리로 어렴풋이 생각하고 알고 있던 것보다, 앞으로 실제 마주할 현실은 더 강렬할지도 모르겠다.


송우영 / JTBC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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