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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불확실성은 전략이 아니다

우주선의 비상안전 장치의 수준은 매우 높다. 그래서 안전기능을 하는 장치를 중복해서 두고, 이륙부터 귀환까지 실시간으로 지상과 공동 통제를 한다.

그런데 이 위험방지는 비용으로 직결된다. 겹겹이 설치하는 장치로 비용도 늘고, 그 무게로 인해 연료비도 올라가고, 실시간 통제를 위해 수많은 고급인력이 동원되는 등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결정은 안전 비용 대비, 효과가 더 많은가 하는 분석을 하고 비용이 정당화되었을 때 실행하는 것이다.

경제에서도 이 효과와 안전 비용의 공식은 그대로 적용된다. 기업활동은 위험감수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험가입 등 여러 안전장치를 한다. 안전을 위해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비용이 예상수익보다 높으면 그 사업은 하지 않는다. 우주선 안전비용이 너무 높으면 아예 우주선을 쏘지 않는 것처럼, 위험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창업이나 기업확장이 활발하지 않아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서의 G20 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의 휴전에 타협했다. 무역전쟁은 세계를 혼돈에 빠뜨려왔다. 글로벌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중소기업들까지 이 혼돈의 여파에 시달리거나, 바짝 긴장하면서 기업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을, 미국을 위대하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나타난 글로벌 경제는 점점 약세를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미국을 위한 정책이라는 데도 미국 경제 역시 힘을 잃어가면서 연준의 경기부양책인 금리인하가 상당한 설득력을 받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 현상의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안전 비용의 증가로 설명된다. 기업은 중장기적으로 안정된 성장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이 안정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정책이 문제가 아니다. 갑자기 나타나는 깜짝쇼가 문제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나 불공정 무역관행을 고치려는 것은 정책이다. 정책을 수행하려면 전략이 있어야 하고 전략은 프로세스다. 국가·기업·소비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촘촘히 얽혀있으니 순서를 두고 단계별로 접근해 감으로써 예측성을 올리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전략이다. 그런데 트럼프 식의 깜짝쇼는 정책의 목표도 수시로 바뀔 뿐더러, 시간과 장소에 따라서도 바뀐다. 이렇게 되면 다른 국가나 기업, 소비자 모두 깜짝쇼라는 불확실성의 위험을 안게 된다.

불확실성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우주선이 그렇듯 다른 국가나 기업들은 안전장치를 이중 삼중으로 만들어야 하고, 이는 막대한 비용으로 연결된다. 경제전체에 이 비용이 덧입히면 비효율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많은 기업은 새로운 투자를 회피하고 은둔 상태에 들어가 결국 경기침체를 가져올 가능성이 커진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그동안 효율성과 생산성 및 창의성을 급격히 높일 수 있었던 데는 '사유재산의 보장'과 '게임의 법칙 준수'라는 두 축이 있었다. 이 두 축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줄면서 새로운 기술과 시장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여 위험방지를 위한 사회적 비용이 급격히 낮아졌기에 오늘날의 풍요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리얼리티 쇼에서 인기를 얻듯 깜짝쇼를 이어가면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는 안정과 확실성의 원칙이 흔들리면서 경제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본의 G20 회담에서 중국과 휴전하는 타협을 이루었다고 해도 시장이 크게 안심하지 못하는 것은 언제 또 바뀔지 모르는 미국 대통령의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은 절대로 시장경제에서의 전략이 될 수 없다.


최운화 / UBB 유니티디비전 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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