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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CMA·게티의 수장고 차지한 한국 사진작가들

[LA중앙일보] 발행 2019/07/04 미주판 13면 기사입력 2019/07/03 19:57

LA카운티미술관에 소장된 한영수 사진작가의 작품들. &#39;서<br>울&#39;

LA카운티미술관에 소장된 한영수 사진작가의 작품들. '서
울'

미서부 최대 규모의 LA카운티미술관(LACMA.관장 마이클 고반)은 아티스트의 꿈의 장소다. 누구나 전시를 꿈꾸지만 아무에게나 전시가 허락되진 않는다. 물론 LACMA의 소장품이 된다는 것은 더더욱이 쉬운 일이 아니다.

LACMA에 한국 사진작가 고 한영수의 작품이 소장됐다. 50-60년대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 흑백사진 20점이다. LACMA에 한국(한인) 사진작가의 작품이 소장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정진, 민병훈, 김인태, 수 김, 아태 김, 니키 이, 이기봉 작가 등의 사진들이 LACMA의 수장고에 자리 잡고 있다. LA를 대표하는 뮤지엄 중 하나인 게티도 한인(한국) 사진작가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컬렉션 사이트를 검색해 본 결과 LACMA와 게티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한인 작가는 약 13명 정도다. 이들 작가들의 작품은 예술성은 물론 역사적인 기록물로서 또는 실험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전쟁 후, 비참한 역사 속
달랐던 한영수 만의 서울


한영수(1933~1999) 작가의 LACMA 소장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우선 20점의 작품을 한꺼번에 소장하게 됐다는 점이다. 2017년 뉴욕국제사진센터(ICP)가 15점을 컬렉션 하면서 한영수 작품의 해외 최대 소장 미술관이었지만 이제는 LACMA가 최대 소장 미술관이 됐다.

LACMA의 수장고를 차지하게 된 작품들은 50~60년대 서울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다. 전쟁 후, 서울의 현실은 비참했지만 한영수 작가의 사진 속에서의 서울은 그리 비참하지도 남루하지도 않다.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도 그 당시에 존재했던 서울만의 '멋'을 완벽한 구도와 함께 프레임 속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한영수의 작품에서는 당시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들을 좀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피코트를 입고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부터, 한강에서 빨래하는 아낙네들과 어린 동생을 업고 있는 소녀, 한복에 버선을 신고 신문을 뚫어져라 읽고 있는 여성, 소공동 거리에서 나무에 한 손을 집고 있는 여유 넘치게 서 있는 여성까지 각각의 여성들이 가진 개성을 한 컷에 부족함 없이 드러냈다. 한영수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번 LACMA 소장품에도 여성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여럿 포함되어있다.

또한 한영수 작품의 LACMA 입성은 아트로서만이 아닌 한국의 역사 기록물로서의 그 가치의 보존과 LA한인 사업가의 기증으로 이번 컬렉션이 성사된 것 역시 그 의미는 크다.

LA 미술관들이 선택한
김기찬·니키 리 등 13명


게티는 사진작품으로 유명하다. 현대미술 가운데 사진만을 컬렉션한다. 이유는 현재를 대표하는 미술 장르를 사진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어느 곳보다 다양한 사진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3만6500여 점의 개별 프린트, 2500여 점의 은판사진법 사진, 3만여 점의 입체사진과 명함 크기 사진, 4만여 개의 프린트물을 포함한 475개의 앨범 등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컬렉션을 자랑한다.

이 중에는 6명의 한인 작가의 작품도 포함되어있다. 홍순태(30점), 백승우(28점), 구본창(2점), 김기찬(41점), 구성수(5점), 이명호(3점) 작가의 109점을 컬렉션하고 있다.

게티가 가장 많은 수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작가는 김기찬(1938-2005년)이다. 평생 서울의 골목길 풍경만을 찍었다. 60년대 이후 30여 년 동안 수많은 동네를 드나들었고 그 속에서 단순한 길이 아니었던 골목의 모습을 렌즈에 담았다. 당시의 골목은 거실이자 놀이터였고 또 동네 사람 간의 소통과 생활의 현장이었다.

게티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홍순태(1934-2016년) 사진작가의 작품 '종주'를 포함 30점도 보유하고 있다. 그 역시도 사라져간 서울의 옛 모습과 추억을 담은 다양한 사진을 찍은 작가다. 특히 1960~1980년대 한국 도시공간의 변천사와 1980년대 이산가족 상봉을 다룬 사진 작업으로 유명하다.

'나무작가'로 유명한 이명호의 사진도 컬렉션하고 있다. 이명호 작가는 2011년에는 게티 초청으로 7명의 유명 사진작가와 함께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나무 뒤에 캔버스 세우고 나무 한 그루를 온전히 담아, 예술의 본질인 대상을 재현하는 실험적인 시도로 게티를 사로잡았다.

LACMA가 다수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작가는 니키 리(한국명 이승희)다. 니키 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데 레즈비언, 히스패닉, 한국의 여고생 등 특정 집단의 일원으로 몇개월씩 함께 지내며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기록하는 식이다. 그는 이들 프로젝트 시리즈로 단숨에 미국에서 이름을 알렸다.

LACMA는 니키 리의 히스패닉 프로젝트와 힙합 프로젝트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민병훈 작가의 작품도 10점 보유하고 있다. 민 작가는 아날로그 방식의 흑백 스트레이트 사진만을 고집한다. LACMA가 소장한 민 작가의 작품은 자연을 소재로 추상화 같은 이미지의 작품이다.
&#39;서울 한강&#39;

'서울 한강'

&#39;서울 소공동&#39; [한영수문화재단 제공]

'서울 소공동' [한영수문화재단 제공]

게티 뮤지엄에 소장된 홍순태 작가의 &#39;종주&#39;

게티 뮤지엄에 소장된 홍순태 작가의 '종주'

김기찬 작가의 작품. [사진 게티 뮤지엄]

김기찬 작가의 작품. [사진 게티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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