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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포에버21'에 필요한 것

[LA중앙일보] 발행 2019/07/08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9/07/07 16:36

한인 최대 의류기업인 포에버21이 위기를 맞았다. 유동성 문제 때문이다.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사모펀드 투자 유치, 매장 임대계약 재협상 등의 구조조정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2년까지 상한해야 할 부채가 5억 달러에 이른다.

사실 포에버21은 이제 '한인 최대'의 울타리를 넘어선 글로벌 기업이다. 스페인의 자라, 스웨덴의 H&M, 일본의 유니클로 등과 함께 세계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업계의 4강 중 하나로 꼽힌다. 비상장 기업이라 정확한 매출이 발표되지는 않지만 연 40억 달러 규모는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그 덕에 창업자인 장도원 회장 부부는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400대 부자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잘 나가던 포에버21에 제동이 걸린 것은 무리한 확장 전략 탓이다. 시장 상황은 무시한 채 매장 숫자를 늘린 것이 부메랑이 됐다. 2010년 480개였던 매장 숫자는 2014년 600개로 늘었고, 2018년에는 800개를 돌파했다. 숫자만 늘린 것이 아니었다. 새로 오픈한 매장들은 규모도 커졌다. 문제는 매출이 매장 증가를 뒷받침을 하지 못한 것이다. 포브스는 포에버21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20~25% 가량 급감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다 보니 임대료 비중이 매출의 30%까지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버틸 재간이 없다.

포에버21이 이처럼 확장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포브스가 전한 바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2014년부터 '매장 1200개 확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한다. 회사의 모든 역량도 여기에 집중됐다. 당시는 자라, H&M, 유니클로 등의 미국시장 진출 확대 움직임이 활발하던 시기였다. 아마도 이들 경쟁자에 맞서려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경쟁자들은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움직였다. 고객들의 쇼핑 패턴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점을 간파, 매장 확대 계획을 유보하거나 아예 취소했기 때문이다.

한인 의류업계에서 포에버21은 애증의 존재다. 포에버21 덕분에 사업 기반을 닦고 돈을 번 업주도 많지만, 포에버21으로 인해 눈물을 흘린 사람도 많다. 불만의 주요 이유는 지나친 단가 인하 요구와 대금결제 지연 등이다. 이 때문에 '고생은 한인업체들이 하고, 돈은 포에버21이 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포에버21 측은 이런 목소리에 귀를 닫았다. 납품하고 싶다는 업자들이 줄을 섰는데 굳이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포에버21의 성장에는 '자바시장'으로 대변되는 한인 의류업계 기여도 부인할 수 없다. '자바시장'이 든든한 공급 기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포에버21의 유동성 문제가 알려진 이후 접촉했던 몇몇 의류업계 관계자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한 업계의 걱정만 이야기 했다. 포에버21이 '꼭 정상화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포에버21 측이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아무튼 포에버21이 이번 어려움을 잘 극복했으면 한다. 한인 의류업계의 상징적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기회에 경영적인 측면에서의 구조조정 뿐만 아니라 이미지 변신 작업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인 의류업체들과 '원청-하청'의 비즈니스적 관계를 넘어선 공생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야만 포에버21도 자바시장에도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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