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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왕의 전용가마와 대통령의 전용기

왕이 궁궐 밖으로 나가는 것을 '왕의 행차'라 한다. 왕이 행차할 때 어가 행렬은 왕이 탑승한 가마를 중심으로 앞뒤에 수많은 군병이 호위를 하고 문무백관들이 따르며, 백성들에게 왕의 위엄을 높이고 왕실의 권위를 보여주는 기회가 된다. 왕이 행차할 때, 탑승하는 전용가마는 두 가지가 있었다. 궐 안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타는 '어교(御轎)'와 궐 밖으로 장시간 외출할 때 탑승하는 큰 어교는 '연(輦)'이라 불렀다. '연'은 지붕과 몸체가 웅장하고 호화롭게 꾸며졌다. 네 모서리엔 용을 새긴 둥근 기둥을 세웠고, 기둥과 기둥 사이의 아랫부분에는 난간을 둘러 가마의 본체 네 면이 튼튼하게 이어져 있다.

당시 고관과 귀족들도 주로 가마를 운송수단으로 사용했다. 가마는 신분과 위세의 상징이었다. 신분에 따라 가마의 크기, 꾸밈, 가마 꾼의 숫자가 정해 졌다. 이런 가마의 법도를 어기면 큰 벌을 받았다.

고종 때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선포하면서 왕을 황제로 칭했다. 고종 황제가 전용으로 사용했던 가마는 지붕, 출입문, 네 측면에 붉은 색을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금을 입힌 봉황을 새겨 넣었다. 이 가마를 '봉교(鳳轎)'라고 불렀다. 고종 황제 때 많은 '교통 혁신'이 생겼다. 1899년 한국 최초로 서대문-청량리 구간에 레일을 깔고 전차운행을 개통했다. 고종 황제의 즉위 40주년을 맞이한 1903년에는 최초로 황실에 황제의 어차(御車)가 등장했다. 어차는 미국 '포드사의 모델 A형 리무진'이었다. 당시 운전자가 없어서 사용이 쉽지 않았고, 가뜩이나 나라가 어지럽고 백성들도 궁핍해 고종 황제는 어차 사용을 매우 절제했다. 어차는 1904년 러·일 전쟁 중에 유실(도난)되고 말았다. 황실은 다시 어차로 영국의 '재규어 다임러 리무진(4기통)'을 1911년에 수입했다. 또한, 마지막 황제 순종의 전용차로 미국의 'GM사의 캐딜락(8기통)'을 1913년에 수입해 들여왔다. 이들 2대의 어차는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대통령 전용기는 대통령의 해외순방시 사용되는 운송수단이자, 국력을 과시하는 하늘의 집무실이다. 현재 국가 소유의 전용기가 없는 관계로 정부는 대한항공과 장기(5년) 임대차계약으로 보잉 747-400기종을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고 있다. 즉 대통령의 외유 계획이 수립되면 출발 약 2주 전부터 계약된 항공기의 가동이 전면 중지되고, 내부시설 변경 작업에 들어간다. 기체 내부는 '하늘을 나는 청와대'에 걸맞게 모든 기능과 시설이 장착되고, 대통령 취침실, 집무실, 회의실, 공식 수행원실, 기자실, 경호관실 등이 꾸며진다.



전용기의 호출부호는 대통령이 탑승하는 순간부터 'KAF 001(공군 1호기)'로 바뀐다. 별칭으로 '코드 원 (Code One)'이라 부르기도 한다.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는 승무원은 약 25~30명으로 민항의 기장, 부기장 및 공군의 예비 조종사 및 민항의 엄선된 객실 승무원들이다. 이 외에 경호팀, 항공 정비팀, 의료팀, 조리팀, 의전팀 등도 탑승한다. 민항기에 국가 원수가 탑승하면 소속 항공사의 사장은 원수를 모시는 명예사무장 자격으로 동승하는 것이 민항의 전통적 관례다. 따라서 대통령 전용기에는 항공사의 사장이 명예사무장으로 동승한다.

미래의 대통령 전용기는 특수 주문제작으로 기체의 외부는 미사일 방어벽과 방탄유리로, 장착은 경호용 특수장치, 위성통신망, 요격 및 방어용 미사일 체계 등을 갖춘 전용기가 될 것이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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