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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마운틴 라이언

산사자(mountain lion)라는 호칭은 왠지 어색하다. 쿠거(cougar)는 더 어렵다. 푸마(puma)라 하면 익숙해서인지 좀 나은 것 같다. 모두 같은 녀석을 지칭하지만 미국 언론은 꿋꿋이 산사자, 마운틴 라이언이라고 쓴다.

LA타임스는 지난 일요판에서 '산사자를 보호한다는 것(Protecting our mountain lions)'이라는 사설을 실었다. 지진이다 무역전쟁이다 해서 온갖 복잡한 현안들이 넘쳐나는 시기에 한가하게 동물보호이라니. 놀랍다. 이런 게 미국의 여유인가 싶기도 하고 어쩌면 잊고 지나칠 수도 있는 정말 중요한 것들까지 챙기는 미국 언론의 세심함인가도 싶다.

LA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약 6000마리의 산사자가 산다. 하지만 계속되는 개발로 서식지는 위협받고 개체수도 줄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에 치이기도 하고 산불에 부상을 입기도 하고 쥐약 등 독극물에도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산사자는 덩치로는 호랑이-사자-재규어-표범 다음이지만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북미에서는 가장 큰 고양이과 맹수다. 그럼에도 생태계 최고 포식자 답지 않게 사람을 해친 사례는 별로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위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특히 남가주 일대 산은 산사자의 주요 서식지이기 때문에 피해 사례가 심심찮게 보고된다. 실제로 2004년 오렌지카운티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던 사람이 산사자 공격을 받아 숨진 일이 있었다. 또 개나 애완짐승을 물어 갔다는 뉴스도 꽤 자주 나온다.



이런 위험한 동물을 왜 보호해야 할까. 타임스 사설은 이렇게 대답한다. "산사자 서식지를 보존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야생의 공간을 보존하는 것이다." 가주 정부가 이제라도 무분별한 개발 정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겠지만 맞는 말이긴 하다. 동물이 살지 못할 곳이면 인간도 살 수 없다는 것은 변함없는 팩트다.


이종호 논설실장 lee.jo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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