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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파랑새 찾아 삼만 리

박재욱 법사 /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박재욱 법사 /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LA중앙일보] 발행 2019/07/09 종교 26면 기사입력 2019/07/08 19:16

'문둥이'시인 한하운(1920-75)은 태어나 하늘의 버림을 받았고, 살면서는 세상으로부터 혹렬히 배척당한다. 냉혹한 편견과 핍박, 천시 속에서 시만이 유일한 구원이었다.

그는 '시는 눈물로 쓴다'고 했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그의 시가 감동을 주는 것은, 맘껏 울 수조차 없었던 그 질곡에 굴하지 않고, 죽어 파랑새가 되어서라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울어 예으리라는, 희망과 행복에의 의지를 내려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으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한하운의 '파랑새' 전문)

해마다 신록의 계절인 5월과 7월 사이, 숲 속을 오르락내리락 현란한 곡예비행을 하는 여름철새를 만날 수 있다. 실재하는 파랑새다.

파랑새는 날개가 넓고 길어 자유자재로 구르는 듯 날며, 이름처럼 온몸이 청록색이고 머리는 흑갈색, 부리와 다리는 주황색이다.

일본에서는 헤이안 시대(8-12세기)에 파랑새를 '불법승(佛法僧)' 또는 '삼보조(三寶鳥)'라고 하여 영물로 여겼는데, 중국도 일본서 붙인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새의 울음소리가 '북-포우-소우'처럼 들리는데, 불교의 삼보인 불-법-승과 비슷하게 들린다고 하여 귀하게 취급하게 된 것이라고 전한다.

불ㆍ법ㆍ승은 불교의 세 가지 보물(삼보)이다.

불보(佛寶)는 개조인 '인격의 완성자' 석가모니 부처님과 법신으로서 모든 부처를 일컫는다.

법보(法寶)는 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행복한 세계에 이르도록 인도하는 부처의 가르침이다.

승보(僧寶)란 깨달음을 위해 수행하면서 중생을 교화, 지도하는 출가자공동체인 승단을 말한다.

"삼보를 배제하고는 능히 구호해줄 이가 없으니, '위 없는 바른 깨달음'과 무한행복을 구하는 사람은 마땅히 삼보에 귀의하여야 한다."(육바라밀 경)

아무튼 파랑새는 행복과 희망을 상징한다. 그 상징적 파랑새는 어디에 있는 걸까? 청포도 넝쿨 아래? 아니면, 저 산 너머 멀리에, 더 멀리에?

잘 알려진 동화희곡 '파랑새'는, 꿈속에서 남매가 요정과 함께 먼 나라로 파랑새를 찾으러 가지만 찾지 못하고, 결국 자신들의 새장 안에서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행복과 희망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다며, 욕망에 눈멀면 그밖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 몸은 그 부질없는 욕망에 눈멀어 여태, '소타고 소(부처) 찾는 목동'으로 밥값도 못하는 식충이지 싶다.

musagu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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