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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준비하면 삶 더 행복

이주현 객원기자 joohyunyi30@gmail.com
이주현 객원기자 joohyunyi30@gmail.com

[LA중앙일보] 발행 2019/07/11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9/07/10 20:20

왜 죽음도 준비가 필요한가

백세시대를 맞아 유언장, 연명의료 의향서, 장례절차 등을 미리 의논하고 준비해 놓으면 보다 더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백세시대를 맞아 유언장, 연명의료 의향서, 장례절차 등을 미리 의논하고 준비해 놓으면 보다 더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죽음, 회피 아닌 수용해야
'웰다잉' 준비 할 수 있어

유언, 장례절차 계획하면
현재에 감사·집중하게 돼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라틴어로 '네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이다. 이 라틴어가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 졸업식 연설에서 사용하면서부터. 그는 연설문에서 '죽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심지어 천국에 가길 원하는 사람조차도 그곳에 가기 위해 죽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죽음은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하는 최종 목적지입니다.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또 그렇게 되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이 만든 단 하나의 최고의 발명품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전했다. 전 세계 많은 이들이 그의 연설에 감동 받았지만 정작 현실에선 시니어들이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고 계획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영국 세인트메리 대학이 운영하는 비영리재단 '아트 오브 다잉 웰'(artofdyingwell.org)이 제안하는 죽음에 대해 말하는 것이 금기시된 사회적 분위기를 깨고 어떻게 웰다잉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왜 죽음에 대한 대화가 금기시 됐나=인류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고 병으로 많은 이들이 죽어가던 불과 수 세기 전만 해도 가족을 비롯한 이웃들의 죽음은 평범한 일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죽음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 돼버렸다. 또 현대 의학이 수명을 연장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다 보니 의학계에선 죽음을 '실패'로 간주하면서 죽음은 더 이상 삶의 일부가 아닌 맞서야 할 재앙으로 인식돼 죽음을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기 시작했다.

◆죽음에 대한 대화 필요성 인식 커져=2016년 영국 성인 20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 정도 만이 자신의 장례절차나 유언장에 대해 의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수가 죽음에 대한 대화를 꺼려한다고 말했으며 같은 수가 죽음은 두렵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응답자들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토론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답해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도 준비가 필요해=시슬리사운더스 인스티튜트 완화의학 담당 케서린 슬리만은 "죽음에 대한 대화를 금기시 하는 것을 타파하려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없애고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선행돼야한다"고 강조한다.

또 그녀는 "우리는 출산을 앞두고 가족들과 의논하며 많은 것을 계획하고 준비 한다"며 "이렇게 새 생명을 맞듯 죽음도 금기가 아닌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런던 북부 소재 세인트앤 요양원에 근무하는 캐슬린 간호사는 "병들고 아픈 노인들의 경우 잘 보살핌을 받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죽음을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편안히 죽음을 준비한다"고 말한다.

◆죽음 생각하면 현재 더 소중=예기치 않은 질병에 맞닥뜨려 보면 삶과 죽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현재 60대인 아드리아 파커는 10년 전 뇌종양 진단을 받고 투병 끝 완쾌됐다. 그는 "뇌종양 진단 전까지 내 인생에서 죽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그러나 뇌종양 진단 후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게 됐고 살아있음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알게 됐다"고 고백한다.

질병 뿐 아니라 매일 죽음을 목도하는 이들 역시 죽음을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훨씬 더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한다. 장례식장 매니저로 근무하는 아드리안 포세이는 "매일 누군가의 죽음을 목도하다보면 삶이란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며 "그래서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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