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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미국 민주주의는 위기다

올해 독립기념일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념 행사가 워싱턴DC에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링컨기념관 앞에서 옆에 탱크와 장갑차를 두고 하늘에는 전투기를 날리며 공화당 기부 큰 손들 앞에서 미국의 위대함을 연설했다. '트럼프다운' 행사였다. 미국이 점점 권위주의 국가로 변모하는 느낌을 받았다.

권위주의 정부는 개인의 자유와 이해보다는 지도자, 국가나 몇 명의 엘리트의 뜻을 더 중요시한다. 이런 정부의 최고 무기는 입법부인 의회의 통제다. 미국은 대표적인 민주국가로 권위주의 체제로 변할 가능성이 없지만, 최근의 미국 민주주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과 승부욕으로 잠식되는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 스태프들은 연방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정치적 행위를 금하는 'Hatch Act'를 위반하고, 당파적인 재선 캠페인 슬로건을 트윗으로 날린다. 연방 공원국은 독립기념일 행사 경비로 국립공원 보수와 관리에 쓰일 입장료 등의 250만 달러를 유용했다. 국방부는 멕시코 국경 담을 쌓기 위해 국방비 10억 달러를 전용했다. 상무부는 2020년 센서스 조사에 시민권 소지 여부를 묻는 질문을 불허한 대법원 판결에도 질문 추가 방법을 고안할 것을 공고히 했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심사가 사법부의 권한 밖"이라면서 내린 대법원의 게리맨더링 합법화 판결이다. 이 판결은 당파적인 선거 구역 개편에 합당성을 부여해서 '당의 사활을 거는 주 하원 선거 시대'를 초래했다. 다수당은 고도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 선거 결과를 입맛대로 고착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미국 민주주의는 위축될 것이다. 이에 루스 긴즈버그 대법관은 눈물을 흘렸으며, 반대한 대법관 4명을 대표해서 의견서를 쓴 엘레나 키간 판사는 "다수당의 힘을 견고히 하며 반대 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표를 희석시키는 이 판결은 위헌이다"라고 적었다.



미국은 지리적 위치에 따라 정치적으로 양분되었다. 해안 지역은 민주당을, 내륙 지역은 공화당을 선호한다. 미네소타 주를 제외하고 모든 주는 진보 아니면 보수로 갈렸다. 18개 주에서는 민주당이, 29개 주에서는 공화당이 대세다. 이런 주에서는 주지사와 주의원 과반수가 같은 정당이다. 법안들은 논쟁과 타협 없이 일사천리로 가결되곤 한다. 양분화는 승자독식 선거 체재가 되어서 민주주의의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트럼프는 2015년 첫 캠페인 시작 이래로 줄곧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지만 끄떡없다. 점점 대담하다. 직권 남용도 보란듯이 한다. 이상주의를 품은 탓에 많은 사람의 안녕과 권리를 고려하는 민주당은 더 왼쪽으로 걷고 있다. 극우나 극좌보다는 중도의 유권자가 더 많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이민자인 우리는 후보자의 개인적인 선거 공약보다 그가 속한 당의 노선을 살펴야 할 때다. 권위주의 대통령은 독자적인 정치인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알아야 한다.


정 레지나 / LA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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