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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나라 돌아가라" 트럼프 쇼크···미투 이어 '헐투' 등장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7/17 13:03

트럼프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트윗 파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너희 나라로 가' 트윗 파문이 '나도 들었다' 운동으로 확산됐다.[EPA=연합뉴스]





“(그 말을) 살면서 여러 번 들었다.”(일본계 배우 조지 타케이)
“DM(SNS 메시지)으로 들었다. 위협적이었다.”(인도계 방송인 파드마 라크쉬미)
미국에서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 중인 “나도 들었다(Heard too)” 고백의 일부다. 들었다는 말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Go back to your country)”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여성 하원 의원 4명에게 이 말을 했다. 모두 유색인종이거나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트럼프의 트윗은 미국 사회에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미 하원은 16일 해당 발언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 유명인 "나도 들었다" 고백…미투 운동 연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 민주당 여성의원 '4인방'을 지목하며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써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이런 와중에 유색인종·이민자 가정 출신 미국인들이 자신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트위터 등으로 공개하고 나섰다. 지난 2017년 미국 유명 영화배우들이 헐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에게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며 시작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을 연상시킨다.

미 CBS 뉴스에 따르면 인도계 미국 방송인 파드마 라그쉬미는 트위터에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은 이민자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듣는 조롱“이라며 “난 이 말을 SNS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듣는데 위협으로 느꼈다”라고 말했다.




인도계 미국 방송인 파드마 라크쉬미.[EPA=연합뉴스]








파드마 라크쉬미의 트위터.[사진 파드마 라크쉬미 트위터 캡처]





파키스탄계 미국인 배우 쿠마일 난지아니도 트위터에 “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며 “가장 최근 경험은 한 달 반 전 LA에서였다. 그 말은 들을 때마다 가슴을 아프게 한다”고 썼다. TV 드라마 스타트랙에 출연한 일본계 배우 조지 타케이도 “많은 소수자가 살면서 여러 번 듣는 말 중 하나가 ‘네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일본계 미국 배우 조지 타케이.[AP=연합뉴스]








조지 타케이의 트윗.[사진 트위터 캡처]





시민도 동참…"국가 지도자가 발언에 황당"
‘고백(Go Back)’ 경험담 공개는 일반 시민도 동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파문 후 독자들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은 경험을 공유해달라고 시민들에게 요청했다. 4800여 명이 답장을 보냈다. 흑인 여성 셸리 잭슨은 NYT에 “7살이던 1970년대 초반 운동장에서 말다툼하던 백인 친구에게 ‘아프리카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이 어릴 때 기억을 상기시켰다”고 덧붙였다. 멕시코계 미국인 서맨서 에드워즈도 “부모님은 내가 차별을 받을까봐 스페인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1990년대 중반 길에서 백인 남성 2명에게 ‘멕시코로 돌아가라’는 말을 엄마와 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듣고)나라의 지도자가 이런 말을 한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美 인종분열 현실 뿌리…1600년대로 올라가



미국 민주당 하원 초선 여성의원 4명이 15일(현지시간)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유색인종이거나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왼쪽부터 라시다 탈리브, 일한 오마르, 아야나 프레슬리,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의원.[워싱턴 AP=연합뉴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아가라” 발언에 담긴 이민자를 배척하는 정서는 근원이 16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했다. 이 시기는 영국이 식민지 미국에서 반체제 인사를 추방하던 때였다. 이런 정서는 미국 독립 후에도 이어졌다. 미국은 1798년 ‘비시민 추방법’을 통과시켰다. 적대국 출신이거나, 연방정부를 비판하는 외국인을 비시민으로 규정해 추방을 허용했다. 1882년에는 중국인 노동자와 그 가족의 숫자를 제한하는 중국인 배척법이 발의됐다.

NYT는 이런 사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아가라” 발언에 깔린 정서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아모스 키웨 시러큐스대 교수는 NYT에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을 분열시키기 위해 해당 트윗을 한걸로 보인다”며 “하지만 정작 미국에 역사적으로 있던 인종 분열의 현실을 드러내는 예상치 못한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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