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73.0°

2019.08.17(Sat)

중국의 만용…보물 가득한 자금성에서 담배 피우기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7/20 20:10

진귀 문물 100만 점 넘는 자금성에서 흡연하며
“감히 누가 담배 피우냐”고 동영상 찍어 자랑
15세 이상 남성 둘 중 하나는 담배 피우는 중국
해마다 100만 명이 흡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해



중국 허난성에서 베이징의 자금성으로 관광 온 청년이 "감히 누가 고궁(자금성)에서 담배를 피우냐"고 의기양양하게 말하자 옆에 있던 친구는 "모두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잖아"라 말하며 맞장구를 친다. [중국 환구망]





“감히 누가 고궁(故宮, 자금성)에서 담배를 피워? 누가 감히, 응?” 최근 중국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가 중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보물로 가득한 베이징 자금성 안에서 의기양양하게 담배 연기를 내뿜는 철딱서니 없는 중국의 두 청년 때문이다.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일 중국 인터넷에 기막힌 동영상이 올라왔다. 누가 봐도 자금성 내부임을 알 수 있는 곳을 배경으로 뜨거운 햇살을 피하는 파라솔 아래에서 두 청년의 치기 어린 행동이 펼쳐지는 것이다.
먼저 안경을 끼고 머리고 긴 한 젊은이가 카메라를 향해 담배 연기를 훅 내뿜는다. 그리고는 카메라 렌즈를 향해 몸을 기울여 “감히 누가 고궁에서 담배를 피워? 누가 감히, 응?”하며 아주 거만한 모습으로 말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짧은 머리의 청년이 “모두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잖아!”하며 친구의 말을 거든 뒤 자신 또한 담배를 입에 문다. 안경을 낀 긴 머리 청년은 이젠 카메라 렌즈를 향해 손가락질까지 하면서 “고궁은 담배 피우는 걸 금지하고 있어”라고 말한다.
자금성에서 담배를 피워선 안 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일부러 담배를 피우고 그것도 모자라 그런 행위를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려 자랑에 나선 것이다. 한숨밖에 안 나오는 이들의 행동에 중국 네티즌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는 건 물론이다.
1420년 세워진 자금성은 중국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명(明)과 청(淸)의 24대 황제가 거쳐 간이곳엔 가격을 따질 수 없는 100만 점 이상의 진귀한 문물이 소장돼 있다. 특히 5만 3000여 폭의 그림과 18만여 건의 옛 복식 등은 불에 탈 우려도 크다.
그래서 2013년 5월 18일 국제박물관의 날을 기해 자금성은 전면적인 금연 실시에 들어갔다. 그리고 2015년 6월 1일부터는 베이징시가 발표한 ‘흡연통제 조례’에 따라 고궁 내 금연은 법률적으로 처벌의 대상이 된다.



중국 허난성에서 베이징의 자금성으로 관광 온 청년은 "고궁은 담배를 피우는 걸 금지하고 있다"고 말해 자신의 행위가 불법임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밝혔다. [중국 환구망]





두 청년의 철없는 행동은 마치 자금성 내 흡연 금지에 공개적인 도전장을 낸 모습이다. 사실 남에 대한 배려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중국인의 담배 피우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1일에만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에서 두 승객이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고선 오히려 큰소리를 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기도 하다. 허난(河南)성에서 출발한 고속열차 화장실에서 담배 피우다 걸린 여성은 “내가 법을 어겼냐”고 따졌다.
또 같은 날 베이징에서 출발한 고속열차에서 흡연하다 걸린 한 남성은 “감시 카메라가 없어 내가 담배 피우는 걸 과연 알아차릴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들의 흡연으로 불이 난 줄 알고 고속열차가 속도를 급히 줄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인의 이 같은 안하무인 흡연 행태는 최근 중국 당국이 ‘건강 중국’ 캠페인을 벌이며 흡연 인구를 2022년까지는 30% 이상, 2030년엔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시점에 잇따라 터져 나온 것이어서 중국 당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 흡연 인구는 3억 명이 넘는다. 세계 흡연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중국의 15세 이상 남성 두 명 중 하나는 담배를 피우며 도시 인구 네 명 중 하나가 담배를 태운다. 한 해 흡연 관련 질환 사망자 수만 100만이 넘는다.
한편 중국 경찰은 여론이 들끓자 자금성에서 담배를 피운 두 명과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한 명 등 모두 세 명을 20일 신속하게 붙잡았다. 지난 7일 허난성에서 놀러 온 19~20세 청년들이었다. 한데 처벌은 벌금 200위안(약 3만4000원)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
베이징의 흡연금지 조례에 따르면 최고 벌금이 200위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격분한 중국 네티즌 사이에선 이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중국 내 모든 관광지역 출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