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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디즈니 공주와 문화적 다양성

만화영화를 보며 꿈을 키웠다. 성인이 된 후에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추억의 열쇠가 되어 즐겨본다. 특히 디즈니 영화는 화려한 화면 속에 상상과 창의력으로 휘감아 빠져들게 만든다. 디즈니가 세계 곳곳에 펼쳐놓은 사업 분야와 규모가 어마어마해 어른이나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어린아이들은 영화를 보며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기에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 특히 디즈니의 프린세스 시리즈인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 등은 아름답고 낭만적이라 여자아이에게 공주가 되고 싶은 동경을 심어준다. 아름답고 날씬하며 착한 공주로 왕자의 도움을 얻어 역경을 딛고 행복해지는 여성성을 심어주는 역할에 대해 찬반양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디즈니는 학부모에게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는 어린 딸이 갖추기를 바라는 자질을 물었다. 공주가 되는 것은 직함이나 왕관, 왕자와의 결혼이 아닌 신데렐라의 용기, 메리다 공주의 영웅주의, 백설공주의 관용을 본받기를 원한다는 것이 부모의 의견이라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사회적 소수자와 문화적 다양성을 배려한다. 최초의 유색인인 '알라딘'의 자스민,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주와 개구리'의 티아나, 아메리카 원주민인 '포카혼타스', 중국인 '뮬란', 폴리네시아 원주민 '모아나'는 지역성과 민족적 특징을 표현했기에 성공하며 프린세스 대열에 참여했다.



최근 과거 작품을 리메이크하며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 안데르센의 원작 '인어공주'가 애니메이션으로 발표된 후 30년 만에 실사판으로 나온다, 그런데 '흑인 에리엘'을 탄생시킨 것이다. 인어공주는 하얀 피부에 붉은 머리가 떠오르는데 실사판 영화에서 할리 베일리는 흑인이기에 어린 시절 좋아하던 인어공주의 모습과 달라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거세다. 디즈니가 억지로 흑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아 원작의 고유성을 훼손하고 사회적이며 정치색을 띠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나는 인종 차별주의자가 아니지만 흑인 인어공주는 낯설다. 동화를 만화영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수정되고 시대에 따라 내용도 변한다. 그래도 내 기억 속은 그녀는 하얀 피부에 빨간 머리가 어울린다. 인종차별의 문제가 아니며 다양성도 존중해야 한다는 디즈니 측의 설명은 '굳이 왜'라는 궁금증을 부른다.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이 디즈니의 모토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적절히 융합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으면 한다. '겨울왕국'의 안나와 엘사처럼 여성 캐릭터의 정체성 변화로 진취적인 여성관을 보여주는 것은 환영한다. 기존의 공주는 그냥 동화 속의 모습으로, 추억 속의 그리움으로 남겨두었으면 좋겠다. 선입견이나 편견이 아니다. 그냥 간직하고 싶은 어린시절의 신성한 성(城), 캐슬(Castle)이기를 바란다. 디즈니의 공주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심한 진통을 앓고 있다. 거품이 되어 사라지지 않고, 잃어버린 목소리도 찾길 바란다.


이현숙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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