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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지 않은 '유토피아'…이름만 남았다

제각각 사연 품은 뉴욕의 길 이름 (하)

야심차게 시작됐던 맨해튼 유대인들의 퀸즈 이주 계획은 무산됐지만 '유토피아'란 프로젝트 이름은 플러싱과 자메이카를 잇는 길 이름과 이웃 동네에 영원히 남았다(왼쪽). 브롱스의 아서애비뉴(가운데). 맨해튼의 크리스토퍼 스트리트는 소소한 역사를 담은 대표적인 거리다(오른쪽).

사진 김일곤 기자, NYC&Company/Pjik Kline, NYC&Company/Tagger Yancey IV

야심차게 시작됐던 맨해튼 유대인들의 퀸즈 이주 계획은 무산됐지만 '유토피아'란 프로젝트 이름은 플러싱과 자메이카를 잇는 길 이름과 이웃 동네에 영원히 남았다(왼쪽). 브롱스의 아서애비뉴(가운데). 맨해튼의 크리스토퍼 스트리트는 소소한 역사를 담은 대표적인 거리다(오른쪽). 사진 김일곤 기자, NYC&Company/Pjik Kline, NYC&Company/Tagger Yancey IV

뉴욕시의 길 이름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게 많다. 관광객이라면 책이나 영화, TV드라마를 통해 많이 접했을 터. 하지만 그 유래에 대해서는 글쎄? 지난주에 이어 뉴욕시 관광청이 소개하는 뉴욕시의 독특한 도로와 이름의 유래를 살펴본다.



맨해튼

◆메이든 레인(Maiden Lane)=월 스트리트에서 북쪽으로 두 블록 떨어진 이름이 예쁜 도로. 1911년 당시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처녀의 길(Maiden's Path)의 네덜란드어 버전에서 길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사연인 즉 네덜란드인들의 정착지였던 이곳에는 초창기 여자애들이 조그만 개울(Maagde Paatje)을 따라 산책하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또 다른 설명으로는 이 개울에서 여자들이 빨래를 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크리스토퍼 스트리트(Christopher Street)=영국 제독 피터 워런 경의 상속자인 찰스 크리스토퍼 에이모스를 기념해 붙인 이름. 웨스트빌리지의 유명한 이 도로는 1799년 처음 이름을 얻었는데 워런 경의 영지 남쪽 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길이었다고. 에이모스는 이 지역 여러 곳에 이름을 남겼다. 그중 찰스 스트리트는 남아 있지만 에이모스 스트리트는 후일 웨스트 10 스트리트로 바뀌었다.



퀸즈

◆스타인웨이 스트리트(Steinway Street)=퀸즈 아스토리아를 남북으로 잇는 주 도로. 19세기 후반 아스토리아에 '피아노 제국'을 건설한 스타인웨이 가문을 기념해 붙인 이름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피아노 회사의 설립자 중 한 사람인 윌리엄 스타인웨이((1835~1896)가 운수업에도 관여해 퀸즈와 맨해튼을 연결하는 지하철 터널 굴착공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는 것. 이때 파낸 흙과 바위는 이스트리버에 버렸는데, 현재의 유탄트 아일랜드(U Thant Island)가 바로 그곳이다. 그는 아스토리아 동부 일대에 리조트를 건설하기도 했는데 오늘날의 라과디아 공항이 그 자리다.

◆유토피아 파크웨이(Utopia Parkway)=1905년 유토피아 랜드 컴퍼니는 퀸즈 자메이카와 플러싱 두 타운 사이의 농지 50에이커를 매입했다. 당시 유대인 밀집 동네였던 맨해튼의 로어 이스트사이드를 떠나고 싶어하는 유대인 가정을 위해 협동조합식 커뮤니티를 건설하기 위해서였지만 결국 이 계획을 완성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이 희망적인 이름을 그대로 남겼고 현재 동네를 남북으로 잇는 도로에 유토피아라는 이름을 붙였다.



브루클린

◆러브 레인(Love Lane)=브루클린 하이츠의 2블록 길이의 이 도로는 대부분 벽돌 담과 콘도 건물 뒤쪽으로 이어지지만 한때는 더 전원적인 풍광을 지녔었다. 1894년 뉴욕타임스 기사는 당시 풍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오랜 주민이라면 러버스 레인(Lover's Lane)으로 이어지는 시원하고 그늘진 길이 있던 시절을 기억할 것이다. 통통한 몸매에 빨간 볼을 한 네널란드 처녀들이 연인과 함께 회전문을 지나 잔디로 뒤덮인 물가 둑으로 내려가 이리저리 거닐며 한여름밤 데이트를 즐기는 곳."

◆브루클린 하이츠의 프루트 스트리츠(The "Fruit Streets" of Brooklyn Heights)=브루클린 하이츠는 도로 이름으로 치면 진정한 과일 샐러드의 고향이라 할 만하다. 비록 파인애플이나 오렌지, 크랜베리 같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도 있지만 말이다. 이 맛있는 이름들의 유래를 설명하는 결정적인 설은 없지만, 한 가지 유력한 가설이 있다. 19세기 중반 유력 가문들이 도로에 자신들의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것에 분노한 미도(Ms. Middagh)라는 여성이 이런 도로표지판을 뜯어내고 대신 과일 이름들을 붙였다는 것. 다만 자신의 가문인 미도 스트리트(Middagh Street)는 손대지 않았다고. 사실 미도 스트리트는 여전히 브루클린 하이츠에 남아 있다.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흥미로운 스토리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는 게 문제.



스태튼아일랜드

◆빅토리 불러바드(Victory Boulevard)=스태튼 아일랜드의 빅토리 불러바드는 옛 리치몬드 턴파이크 루트를 끼고 있다. 이 도로는 한때 뉴욕시와 필라델피아를 잇는 가장 빠른 루트였는데 스태튼 아일랜드에 있는 정거장 중에는 리놀륨빌(현재의 트래비스-첼시)이 유명했다고. 현재의 길 이름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이 승리한 것을 기념해 붙여졌다.



브롱스

◆모솔루 파크웨이(Mosholu Parkway)=브롱스에 있는 모솔루 파크웨이는 이 지역에 살았던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헌정된 이름이다. '모솔루'는 알곤킨어로 매끄러운 돌(smooth stones) 또는 작은 돌(small stones)을 뜻한다. 이 일대의 원래 이름은 티벳 브룩(Tibbetts Brook)이었다.

◆아서 애비뉴(Arthur Avenue)=뉴욕시에서 가장 활기 넘치는 이탈리아 커뮤니티의 하나를 관통하는 도로. 그런데 이탈리아 출신 영웅을 기념하는 이름이 아니라 제21대 대통령이었던 체스터 A 아서에서 온 이름이라는 게 흥미롭다. 아서 대통령의 숭배자였던 센트럴 브롱스 벨몬트 지구의 지주가 1800년대 후반 뉴욕시에서 이 일대에 타운을 조성하기 시작하자 청원을 넣어 이렇게 명명되었다고 전해진다.


김일곤 기자 kim.ilgon@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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