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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탐험하고, 발견하고, 나누는 삶

미국과 소련의 항공 우주 개발 경쟁이 극에 달했던 1984년 미국은 '우주 선생님'이라는 획기적인 사업을 구상했다. 미 전역에서 교사 한 명을 선발해 우주 왕복선에 태워 우주로 보낸 후 그곳에서 지상에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는 프로젝트였다. 물론 그 수업을 미 전역에 생중계해서 미국의 기술력을 세계 곳곳에 알리고 아이들에게는 꿈을 심어주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이었다.

비록 30분의 짧은 수업이지만 세계 최초의 우주 선생님이 되기 위해 1만 명이 넘는 교사가 지원했다. 치열한 선발 과정을 거쳐 크리스타 매컬리프가 최초의 우주 선생님으로 뽑혔다.

1986년 1월 28일 오전 11시 38분 크리스타 선생님을 포함한 7명의 우주인을 태운 우주왕복선이 굉음을 내며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챌린저호라는 이름의 이 우주왕복선은 날아오른 지 73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이 사고로 '우주 수업'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첫 '우주 수업'의 꿈이 산산이 조각난 지 21년 만인 2007년 8월 8일 '우주 수업'을 위한 우주왕복선 엔데버호가 발사됐다. 이 우주선에는 21년 전 크리스타 선생님과 함께 우주인 후보로 선발됐던 바버러 모건 선생님이 타고 있었다.



우주로 날아간 바버러 선생님은 아이다호주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과 화면으로 우주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 후 아이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우주에서는 어떻게 물을 마시나요?" "우주에서는 운동은 어떻게 해요?"

바버러 선생님은 물을 공중에 뿌리고 떠 있는 물방울을 마시는 시범을 보였다. 또 동료 우주인을 한 손으로 들었다 놨다 하면서 이것이 우주에서 운동하는 모습이라고 소개해 학생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한 학생이 물었다. "우주인과 선생님은 어떻게 다른가요?" 날카로운 질문에 잠깐 머뭇거리던 바버러 선생님이 이렇게 답했다. "우주인과 교사는 다른 점도 많지만 비슷한 점도 많다고 생각해요." 바버러 선생님의 답이 이어졌다. "우주인이나 교사는 모두 탐험하고 발견하고 나누는 사람이에요 그러기에 교사나 우주인은 너무도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지요."

'탐험하고 발견하고 나누는 삶을 사는 사람은 우주인이나 선생님만이 아니다. 이민자도 마찬가지다. 고국을 떠난 순간부터 탐험이 시작되었다. 이민 생활의 햇수가 늘면서 낯선 곳에서 사는 방법도 나름대로 발견했다. 그러는 사이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며 자리도 잡았다.

이제 나누는 삶을 살 차례다. 우주인이나 교사와 마찬가지로 이민자인 우리도 탐험하고 발견하고 나누는 삶을 살아야 너무도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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