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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Life is a Matter of Direction not Speed)."

독일의 문호 괴테가 한 말이라고 알려진 이 문장을 요즘 다시 곱씹어 본다.

모든 분야에서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이야 당연히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급변하는 세상을 살면서 내 인생의 방향은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다.

주말이면 운동 삼아 카트는 타지 않고 걸으며 골프를 친 지도 꽤 오래됐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비거리가 줄어드는 것이야 당연한 걸로 여기고 있지만 좋은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동반자들 중에는 거리는 많이 나지만 방향이 좋지 않아 결국 더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걸 많이 보아왔다. 야구 경기에서도 그런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잘 맞은 타구가 홈런과 파울의 경계선에서 불과 몇 인치 차이로 홈런이 아니라 파울볼이 되고 마는 걸 보며 역시 야구에서도 방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등산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방향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아무리 빨리 속도를 내서 간들 결국은 돌아와야 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우리시회는 그동안 급성장 시대를 살면서 모든 것을 빨리 빨리 해야 잘하는 것으로 여기는 속도 위주로 살아왔다. 최근에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사는 미학을 추구하며 가치관이나 패러다임의 변화가 생기고 있는 현상은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가끔 서울의 한강 공원 같은 곳에서 '멍 때리기'라는 행사를 하는 걸 보며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멍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버티는 게임이다. 뭐라도 끊임없이 하며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활동적인 사람이라야 제 밥벌이 하고 살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입받으며 살아 온 세대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는 행위는 미덕이 아니라 지탄받기에 마땅한 고도성장 산업화시대를 살아온 탓이다.

남들은 열심히 달리는 데 나만 느리다가는 뒤처져서 결국은 도태되고 마는 게 아닌가 싶은 조바심이 날 수도 있다. 그러나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기에 가끔은 가던 길을 멈춰 서서 왜 이 길을 가고 있는지 그리고 방향이 맞는 것인지 한번쯤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듯싶다. 비록 천천히 가더라도 방향이 옳다면 그게 더 좋은 인생일 것이니까.

모든 것이 첨단화 된 시대라 각 개인의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거나 선택을 해야 할 때 과거의 성과나 습관 장 단점 등을 분석하여 옳은 방향을 도출해서 알려주는 '인생의 내비게이터' 같은 기계가 나오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하긴 자신의 인생의 방향을 자기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설령 그것이 온갖 인공 지능이 탑재된 첨단 기계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송 훈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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