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중앙 칼럼] '한글 수호자' 네이버의 분투를 기대하며

최근 PC에 가상머신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서 많은 검색을 경험했다. 소문은 맞았다. 네이버의 검색 결과가 예전만큼 좋지 않았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네이버의 한국시장 검색 점유율이 57.27%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70%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했는데 다소 충격적이다. 같은 기간 구글코리아는 35.14%까지 치고 올라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만년 2위였던 다음카카오는 5.95%로 주저앉았다.

한국과 중국은 특이한 시장이다. 각국의 검색시장은 대개 기술이 압도적인 구글이 1위를 차지한다. 반면 한국과 중국은 자국의 토종 검색엔진이 1위다. 중국의 경우 공산당 정부가 검열과 통제를 해야하기에 인위적인 조작을 하고 있어서 그럴 수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의 네이버는 야후코리아를 퇴출시킬 정도로 수많은 경쟁자를 이겨낸 '철옹성' 1위다. 한마디로 한글 검색의 최고봉이며 한글의 수호자다.

최근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첫째, 네이버의 검색 결과는 자사의 블로그 결과를 최우선으로 보여줄 정도로 인하우스 결과에 치중하는 등 검색 결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둘째, 구글 유튜브의 약진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텍스트로 된 페이지보다는 유튜브의 동영상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반면 네이버는 동영상 검색마저 인하우스 결과에 치중하고 있다. 셋째, 구글의 크롬 웹브라우저가 1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의 의문은 구글의 유튜브가 이렇게 치고 올라오는데, 네이버가 자산 10조원에 달하는 덩치임에도 수수방관하고 있는 이유다.

두 회사의 기본적인 수익 배분을 이해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네이버와 다음이 인하우스 검색으로도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까닭은 두 회사가 운영하는 블로그와 카페, 지식인 덕분이다. 콘텐트 생산자들은 무료로 글과 사진을 무한정 올릴 수 있는 서비스에 만족했다. 극소수의 파워 생산자의 경우 큰 돈을 벌 기회도 있었지만 네이버나 다음에서 대다수 생산자에게 콘텐트 생산에 따른 금전적인 보상은 해주지 않았다. 광고 수익은 블로그와 카페를 제공한 회사가 모두 차지했다.

반면 구글은 인하우스 서비스가 없다. 물론 블로그가 있지만 네이버나 다음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인하우스 서비스가 없어 마땅한 광고를 올릴 곳이 없게 되자 구글은 자신들이 얻은 광고 수익을 콘텐트 생산자와 나눴다. 콘텐트 생산자는 네티즌을 유치할 수 있는 온갖 콘텐트를 만들어 수익을 올렸다.

인색한 네이버(혹은 다음)에서 유능한 콘텐트 생산자들은 블로그, 카페, 지식인 서비스를 중단하고 노력한 만큼 대가를 지급하는 유튜브로 대거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콘텐트가 부실해지니 검색 점유율은 떨어지고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사이트만 잘 이용하면 여론을 쉽게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일부 정치공학자들에게 유튜브의 약진은 더 충격적이다. 구글은 글로벌 기업이다. 통제가 쉽지 않다.

아쉬운 것은 네이버의 부진이 결국 검색 품질의 저하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한글 자료를 검색하기 위해서 구글만을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터넷시대에 한글의 최전선 수호자 역할을 해온 네이버의 분투를 기대한다.


장병희 / 기획콘텐트부 부국장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