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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교회의 우선 순위

바쁜 응급실에 한꺼번에 많은 환자들이 몰려올 때 의사는 위급 상태에 따라 처치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그 순위를 정하는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은 당연히 '생명'이다. 그런 직업의식 때문인지 인생 마지막 자락의 이곳 은퇴마을에서 이웃들을 대할 때 가장 먼저 가는 나의 관심은 역시 생명이요 그것도 이생 이후의 영원한 생명이다.

운동, 취미활동, 여행 등 남은 생의 즐거움과 육신의 건강에 목숨을 건듯 바삐 살고 있는 이웃을 볼 때면 그 생명 문제는 먼저 확실히 해결해 놓고 저렇게 바삐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우선순위 문제를, 소위 생명을 취급하는 것을 본연의 사명으로 삼는다는 종교계에서마저도 소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기독교의 사명, 교회 존재의 이유, 예수가 온 목적을 한 마디로 기술하라면 '생명 구출'이라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구출 순서에 순위를 정한다면, 상대적으로 기회가 짧은 노년층에 우선권을 주어야 하는 것이 의사로서의 당연한 관점이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젊은 층은 아직도 몇십 년의 기회가 있지만 노년층은 불과 몇 년 아니면 몇 달의 기회밖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교회들이 어린이나 청소년 프로그램에 중점을 두고 있으면서 솔직히 '이용가치 없는' 노년층에는 등한하거나 소극적인 경향이 많은 것도 현실인 것 같다.



그들은 지는 세대요 젊은이는 미래를 담당할 세대이기에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정당한 이유 같으나 사실은 틀린 논리요, 틀린 정도가 아닌 반성경적 반기독교적 발상이다.

눈 앞의 위급한 환자 생명구출 보다도 병원시설과 진료활동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젊고, 활동적인 자본가를 먼저 길러야 한다는 이론인 셈이다.

미래의 든든한 교회를 위해 더 젊고, 능력과 실력이 더 많은 층을 주대상으로 겨냥해야 한다는 것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병원 운영 책임자는 혹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의사는 그래서는 안 된다. 교회 운영을 책임진 목회자는 혹 그런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더라도, 일반 평신도들이 나서서라도 본연의 임무에 중점을 두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성경기록 속 예수의 관심순위 제1위는 교회에서 소위 별 쓸모 없이 자리나 차지하면서 부담만 주는 그런 노인 구출이었다. 병원과 교회들이 생명구출과 조직운영 중 어느 것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본연의 사명에 맞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확정해야 할 것이다.


김홍식 / 은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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