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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글로컬' 시대와 한인들의 역할

'글로컬(Glocal)'은 세계를 뜻하는 글로벌(Global)과 지역을 말하는 로컬(Local)의 합성어다. 오늘날 미주한인들의 시대적·문화적 상황을 표현하기에 더 없이 적합한 말이라 생각된다.

지구촌 젊은이들에게 각광받는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은 '한류'는 다분히 세계지향적이다. 반면 본국지향적일 수밖에 없는 이민자로서 지니는 미주한인들의 문화적 특성은 대체로 지역성에 기반한다.

미주 한인커뮤니티는 한국인의 민족성과 전통성을 지니고 미국 내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의 공동체다. 이러한 지역성이 세계와 만나고 접목되는 매개체는 다름 아닌 우리의 전통문화이다. 미주한인들은 이제 본국이 주도하는 한류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서의 역할을 찾아야 하며 한국인으로서 또한 세계시민으로서 성숙한 사고를 지닌 글로컬한 커뮤니티를 지향하며 성장해 나가야 한다.

21세기 지구촌 시대를 특징짓는 현상 중 하나는 문화전쟁이다. 경제가 아무리 발전해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한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존중받는 국가가 될 수 없다.



한국문화원의 캐치프레이즈는 한국문화가치를 세계인과 공유하며 품격있는 국가이미지를 제고함에 있다. 현재 27개국에 32개의 문화원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 LA는 세계와 한국을 잇는 중심에 있고 최대 한인 인구가 거주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LA한국문화원의 홍보 업무는 막중하다.

박위진 한국문화원 원장이 부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신임 원장 부임 후 문화원의 홍보와 운영에 달라진 것이 있다. 타 커뮤니티와의 교류가 눈에 띄게 늘었고 문화원이 주최하는 행사를 찾는 외국인들의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내년이면 문화원 개원 40주년을 맞는다. 사실 외국인의 낮은 참여도는 지난 40년간 문화원의 최대 취약점이었다. 이 부분이 개선되고 있음은 반갑고 고무적인 일이다.

무엇보다도 타 커뮤니티와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외국인의 관람과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행사 기획과 적극적 운영 방식에 지지를 보낸다. 홍보의 최대 전략은 교류이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그간 개발된 한류 문화상품은 사실 포화상태다. 알리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유감스럽게도 한인 커뮤니티의 문화예술계는 아직 자체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 예술활동을 하는 이들은 많아도 이민사회의 문화에 대한 책임의식은 보이지 않는다. 문화회관 하나 없는 커뮤니티라는 현실이 서글프기만 하다. 리더십 발휘가 요원한 현실을 감안하면 문화원의 역할과 임무에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온세계가 한류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지금처럼 세계를 대상으로 기세를 떨치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적은 없다. 모국이 글로벌을 상대로 이루어낸 눈부신 업적을 한인들의 자체 콘텐츠로 재개발하고, 로컬화를 통해 미주 한인들이 새로운 한류문화 창출의 주역이 돼야 할 때다.

한류란 어느 특정 공간에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의 삶 자체가 한류다. 우리 민족의 잠재력과 기상을 드높이는데 미주 한인이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다. 세계도 잡고 로컬도 잡아야 한다.


이병임 /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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