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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삶이 쉬는 '위로의 오아시스'

[LA중앙일보] 발행 2019/07/31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9/07/30 19:50

테코파 온천(Tecopa Hotsprings)

테코파는 산, 사막, 물이 함께한다.

테코파는 산, 사막, 물이 함께한다.

온천장 한인들이 약간의 무거운 표정으로 김씨의 트레일러 앞에 모였다.

김씨는 일주일전 몇몇 친하게 지내는 캠핑장 이웃들과 사막 오지생활을 위로하려는 듯 70마일을 달려 라스베이거스 뷔페식당을 갔다.

밥상머리에서 가슴이 답답해오며 어지러웠다. 심장병 전력이 있던 김씨는 직감적으로 심장이상을 느끼고 즉시 911에 연락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사막 온천장에서 심장발작을 겪었다면 병원으로 이송하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생사를 장담할수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 큰도시에서 심장이상이 생긴게 천운이었다. 막힌 심장혈관에 스텐트(Stent·혈관 폐색을 막기 위해 혈관에 주입하는 것)시술을 하고 생명을 구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김씨가 아들차에 실려 테코파 온천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LA집으로 가기위해 주섬주섬 짐정리를 하는 사이 사람들이 모였다.

넉살 좋은 김씨는 우수개 소리를 연발했지만 캠핑장 노인들은 그늘진 얼굴로 한마디씩 덕담을 했다.

김씨 부부가 아들차에 올라 손을 흔들며 시선을 돌렸다. 자동차는 김씨 일행을 싣고 LA를 향해 서쪽 빈도로를 달려 나갔다.

CLM(California Land Management Service)에 의하면  수질이 전 세계 최고 천연 온천이라고 한다. 온천물에는 소금과 붕산(Borax)이 함유되어 있다.

CLM(California Land Management Service)에 의하면 수질이 전 세계 최고 천연 온천이라고 한다. 온천물에는 소금과 붕산(Borax)이 함유되어 있다.

주로 여러 계층의 그만 그만한 연배의 은퇴한 한인들끼리 가깝게 지내기도 한다. 리틀 코리아 타운이 형성되고 한인특유의 끼리끼리 문화가 생기기도 한다.

주로 여러 계층의 그만 그만한 연배의 은퇴한 한인들끼리 가깝게 지내기도 한다. 리틀 코리아 타운이 형성되고 한인특유의 끼리끼리 문화가 생기기도 한다.

시간은 금새 김씨네 자동차를 지우고 낯익은 사막풍경을 연출했다.

4월로 접어들며 이렇게 한 늙은 부부가 캠핑장을 떠났고 인사만 나눴던 캐나다 알버타주에서 내려와 겨울을 지낸 캐나다 한인 부부는 철새처럼 말 없이 떠났다.

캐나다 부부의 웃는 모습과 꼭 닮은 순둥이 검은 세퍼트가 머리를 스쳐간다. 떠날 시기를 경고하듯 4월들어 스물스물 더위가 올라오더니 90도가 넘는 날이 이어졌다.

어제는 세찬 바람이 밤새 불더니 RV 타이어 커버를 벗겨 맨발이 되었다. 결국 타이어 커버 네짝중 한짝은 바람을 타고 사막으로 종적을 감췄다. 일기예보는 다음주 사막폭풍을 예고하고 있었다.

건너펀 RV캠핑장 박씨 부부는 겨우내 사용하던 짐을 정리하며 옮겨갈 짐을 픽업트럭에 싣고 있었다. 지나는 내게 작별 인사 대신 투박한 말투로 날씨 푸념을 했다.

이렇게 해서 길게는 서너달을 머물다 떠난다. 캠핑생활도 인생살이 같이 생기사귀(生寄死歸)다. 잠시 머물며 고단했던 삶을 돌아보고 추스리고 위로해 돌아가는 것이다.

80의 세월이 무색하게 정정한 송선생의 새벽 하이킹에 따라 나섰다.

"해뜨기전 어둠이 깔린 오르막 경사진 도로를 걷는다. 사람에 놀란듯한 자동차가 속도를 줄여 지나간다.

한참을 걷다 도로를 휘돌아 메마르고 거칠어 발딛기 조차 조심스런 산길로 접어든다. 그사이 해가 뜨기 시작했는지 돌 언덕들이 다갈색을 하고 있다.

푸석한 잔돌이 박힌 산길을 따라 올라간다. 가파러 숨이 턱에 찬다. 앞서가는 이는 힐끔 뒤돌아 보고 멀리 앞서 나간다. 산중턱 7부 능선에서 숨을 돌린다.

붉은 아침해를 받아 울퉁불퉁한 속살을 들어낸 '죽음의 계곡'이 멀리 시야에 들어온다.

먼산 밑에 보기드문 몇채의 사막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어렴풋이 보이는 불빛에 온기를 느낀다.

불빛에 생명의 향기를 그리며 안도한다. 길게 이어진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정상에 도달해 반대쪽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 아래 지평선에 목적지가 보인다. 잠시 돌무덤에 기대어 지나온 길을 되짚어본다.

시침마저 급했던 영원히 벗어날수 없을것 같았던 도시생활 이었다. 굴레를 이탈해 바람과 나무,물과 흙에 얹혀 살고 있다.

몸과 마음을 괴롭혔던 욕망과 갈등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불편하고 무심해서 행복한지 모르겠다. 길을 따라 간다."

우연히 한인타운 잡화점에서 테코파 김씨를 만났다.

다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테코파 온천은

테코파(Tecopa)는 캘리포니아 주 인요 카운티(Inyo County) 쇼쇼니(Shoshone) 마을의 남동쪽 약 9마일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 1339 피트다.

15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테코파는 파이우트(Paiute)추장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테코파 온천(Tecopa Hot Springs)이 유명하다. 유럽 자동차 여행객들의 미국 서부 여행 필수 코스이다. 이곳에는 캠프 그라운드와 RV 파킹장이 있고 모텔도 있다.

온천장은 인요카운티에서 운영권을 임차해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 있고 개인이 운영하는 곳도 있는데 캠핑이나 RV에 묵는 사람들에게는 온천장 이용은 무료다.

마을 입구에는 노천 온천탕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데 미국사람들은 남녀노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알몸으로 탕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곳에선 누드 온천이 자연스럽다.

테코파에서 쇼쇼니를 지나 몇마일 동쪽으로 가면 세계에서 제일 뜨거운 소금 사막 배드 워터(Bad Water)로 가는 데스밸리 국립공원 산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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