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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아직은 아니죠"

안유회 기자 ahn.yoohoi@koreadaily.com
안유회 기자 ahn.yoohoi@koreadaily.com

[LA중앙일보] 발행 2019/08/01 부동산 1면 기사입력 2019/07/31 13:33

은퇴 늦춘 베이비부머들, 미루는 경우 많아
10년 뒤 본격적으로 '줄여서 이사' 시작 예상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를 미루고 은퇴 뒤에도 활동적인 생활을 원하기 때문에 집을 줄여서 이사하려는 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적을 것으로 예측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를 미루고 은퇴 뒤에도 활동적인 생활을 원하기 때문에 집을 줄여서 이사하려는 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적을 것으로 예측된다.

베이비붐 세대가 이전 세대와 달리 작은 집으로 이사하는 다운사이징을 미루고 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집을 사고 더 큰 집으로 이사하고 마지막에는 집을 줄여서 이사하는 것은 지금까지 전통적인 미국 생활 패턴이었다. 베이비붐 세대도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이런 과정을 거쳤지만 노년에 집을 줄여서 이사하는 것은 거부하는 경향을 보인다. 부동산 정보회사 트룰리아의 알렉산드라 리 주택 정보 분석가는 베이비붐 세대의 다운사이징은 이전 세대와 달리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한다.

은퇴 시기에 집을 줄이는 이들은 여전히 있지만 다운사이징을 뒤로 미루는 이들 또한 많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런 경향은 주택 공급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다운사이징을 하면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을 사면서 적지 않은 차액을 남긴다.

은퇴 이후의 삶에서 중요한 목돈이다. 1960년대 기성세대에 반기를 들었고 70년대 일과 가족을 중심으로 한 기존 가치보다 자기실현을 우선했던 베이비붐 세대는 이제 전통적인 은퇴 계산법에서 벗어나고 있다.

시카고 일리노이대학의 바버러 리스먼 사회학과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는 전통적인 경로를 거부하고 있다"고 본다. 작은 집으로 옮기지 않고 자녀를 키운 추억이 남아있는 집에 그대로 사는 것이다.

현재의 집에 사는 것은 인생의 황금기가 계속되는 듯한 심리적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를 일·가족의 시기와 노년기 사이에 등장한 새로운 시기를 살아가는 첫 번째 세대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2019년 리얼터닷컴 조사에서 이들은 부모 세대처럼 은퇴 커뮤니티로 들어가기보다는 여러 세대가 어울리는 커뮤니티에서 활동적인 삶을 선호했다.

올해 초 체이스은행은 집을 갖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 7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52%가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이사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체이스은행은 이전에는 유사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없어 같은 조건에서 추이를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비교 대상이 없지는 않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인 입소스와 USA투데이는 2017년 45~65세를 대상으로 비슷한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는 43%가 은퇴한 뒤에도 현재의 집에서 계속 살 것이라고 답했다. 약 2년 사이에 9%포인트가 늘었다. 2018년 리얼터닷컴 조사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85%가 집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다운사이징이 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현재 54~73세인 베이비붐 세대는 평균 수명이 늘면서 은퇴를 미루고 계속 일을 하는 첫 번째 세대다. 당연히 오랫동안 살고 있는 집과 동네를 떠나지 않는 이들이 늘었다.

연방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가운데 20%는 일을 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다. 이는 1996년의 12.1%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미국은퇴자협회(AARP) 공공정책연구소의 제니퍼 슈람 전략적 시니어 정책 자문은 노년층이 일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고 은퇴 기간이 길어진 만큼 더 많은 여유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이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 은퇴 자금을 적지 않게 손해 본 것도 은퇴를 미루는 원인 중 하나다.

리얼터닷컴의 대니엘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가 오랫동안 산 집에 애착을 갖는 것은 주택 매물 부족에 영향을 주었다. 이들 세대가 이사하지 않으면 큰 집으로 옮기려는 30~40대는 매물 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다. 매물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늘고 있지만 여전히 평균적인 수준보다 훨씬 적다.

또 다른 현상은 이사를 해도 집을 줄이지 않으려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은퇴 커뮤니티 전문 개발사인 델웹이 지난 1월 50~60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이들의 43%가 현재 주택과 같은 크기로 옮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22%는 오히려 더 큰 집으로 옮길 계획이었다. 부동산 정보회사 트룰리아가 연방 센서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5년과 2016년 65세 이상 연령의 5.5%가 이사를 했으며 단독 주택과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한 이들의 수는 거의 비슷했다.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한 이들의 수가 단독 주택으로 이사한 이들보다 많게 되는 나이는 2005년의 경우 70대 초반이었다. 하지만 2016년에는 70대 후반이었다.

베이비붐 세대는 또 이전 어느 세대보다 성인이 된 자녀와 함께 사는 기간이 길다. 주택난과 임금 정체 등으로 자녀 세대들이 정착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트룰리아와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자녀와 함께 사는 시니어 비율은 2005년 14.4%였으나 2016년에는 16.1%로 늘었다. 이들은 집을 줄일 이유가 없다.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이사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어려움이 하나 있다.

작은 집은 매물은 적고 인기는 높아 찾기도 어렵고 가격은 올랐다. 당연히 이사를 해도 손에 쥘 목돈은 줄어든다. 2012년에서 2019년 사이 집값 변화를 보면 하위 3분의 1은 매년 평균 8.03% 상승했다. 중간 가격대는 6.39%, 상위 3분의 1주택은 5.0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질로우의 아론 테라자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체 조사 결과 임대주택을 얻기 시작하는 나이는 83세였다"며 "가장 나이 많은 베이비붐 세대가 73세인 것을 생각하면 본격적인 다운사이징은 10년 뒤에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 베이비붐 세대는 집을 줄여 이사하기보다 집의 가치를 높이는 데 관심이 더 많다. 체이스은행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90%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기보다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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