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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이혼한 친구 백살까지 산다

[LA중앙일보] 발행 2008/12/04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08/12/03 19:39

수잔정/카이저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아들이 대학교로 떠난 후에 나의 친구는 이혼을 당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라 애지중지 얼마나 귀하게 길렀는지 몰라. 그리고 남편의 박사학위 공부를 위해서 나의 진로까지 희생했는데…."

그녀의 삶에서 가장 가깝던 두 남성을 한꺼번에 잃은 셈이다. 나는 친구에게 '일'을 찾을 것을 권했다. 비록 그 일이 양로원의 노인들에게 책을 읽어 주거나 도서관에서의 자원봉사라도 좋다. 적어도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에서 일어나 나올 이유'가 있어야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의 친구는 매일을 살아가는 목적을 찾게 되었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더 불행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저명한 교수의 부인 수재의 엄마로 행복했었다. 자신을 정의했던 그런 관계가 상실되었을 때에 그녀는 정체성과 살아갈 의욕을 잃었다. 점점 그녀는 더 큰 세계를 접하면서 드디어 접어 두었던 자신의 전문직으로 되돌아 갈 수 있었고 살아가야 할 더욱 큰 이유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힘들 때마다 그녀는 과거의 기억들을 공책에 적어갔다. 슬픈 일 기쁜 일 가슴 아팠던 숱한 일들을 아주 낱낱이 사건만이 아니라 그 때 느꼈던 감정까지 연상이 되는대로 적어 보았다. 그러는 중에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읽게 된 것이다.

인생의 첫 번째 챕터 즉 상권의 줄거리를 알게 됐다. 그래서 이제 나의 친구는 더욱 열심히 제 2기의 인생을 구상하며 희망에 차 있다. 더욱 아름다운 인생의 하권을 써내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볼 때 그녀는 앞으로 백살 이상을 살거라고 믿는다. Blue Zones(푸른지대)라는 흥미있는 연구는 세계에서 가장 수명이 길게 사는 사람들의 동네를 찾아가서 장수의 비결을 캐내는 연구다. 오끼나와 남미의 코스타리카 사르디니아(Sardinia) 그리고 이곳 가주의 로마린다에서 100세까지 산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신보다 더 큰 우주에 목적에 있다고 믿으며 영적인 힘에 귀의하여 살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영혼이 강해진 내 친구처럼 이들은 혈압도 낮고 몸의 저항력이 강해서 심장마비나 암에 걸릴 확률이 적으며 만일 병에 걸리더라도 빨리 치유가 되기 때문에 오래 살 수 있었다.

자신의 전문직을 되찾은 내 친구처럼 일을 하면 수명이 길어진다. 일처럼 인생에서 우리에게 살아가는 목적을 심어주는 것은 없을 테니까. 유럽에서 1만6827명의 직장인을 12년간 관찰한 연구에 의하면 조기 은퇴를 한 직장인이 계속 근무를 한 사람들보다 51%가 일찍 죽었다.

비슷한 결과로 2005년에 쉘(Shell)가스회사 직원 3500명 중 55세에 조기 은퇴한 사람들은 계속 일한 직원들보다 10년 사이에 사망률이 2배가 높았다. 앞으로는 죽는 날까지 일을 하는 것이 '행복의 제일 조건'이 아닐까 싶다.

인생에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힘이 들고 도전이 되지만 계속해서 노력해 가면서 충만감을 주는 활동을 할 때라고 한다. 이런 순간들을 Flow라고 한다.

예로 등반인들에게 산을 오르는 이유를 물으면 정상에 도달하는 것이 주요 목표는 아니란다. 정말 큰 도전은 바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들 정신력을 총집중하여서 옳게 내딛는 발자욱마다에 있다는 것이다. Flow를 느끼는 순간들이다.

본인이 늘 하고 싶었지만 미루어 오던 것들을 찾아 재도전해 보는 것이 또하나의 행복 조건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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