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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다시 생각하는 서애 '징비록'

우리 역사에서 참혹한 비극을 경계하라는 기록으로 서애 유성룡 선생의 징비록(懲毖錄)이 있다.

유성룡은 임진왜란과 정유왜란에서의 경험과 사실을 징비록으로 남겨 후세에 후환을 미리 경고했다. '징비'란 '미리 징계하여 후손에게 후환을 경계하라(豫其懲而毖役患)'는 시경 문구로, 쓰라린 역사를 반성해 후대에 비슷한 일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임진왜란에 대해 유성룡은 자신의 경험과 왜란의 원인과 경과, 조정 또는 관의 실책 등 1592-1598년 사이의 일들을 징비록에 자세히 기록했다. 유성룡 자신의 잘못은 물론이고 백성을 버리고 도망친 왕과 조정에 대한 백성들의 원망까지 소상히 기록했다.

징비록은 단순히 전쟁 진행 과정만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정치, 경제, 외교적 관계 등을 체계적으로 서술한 저서다.



또한 유성룡은 징비록에서 주자학의 '선지후행(先知後行)'과 양명학의 '지행합일(知行合一)'에 대해 "지(知)와 행(行)을 하나에 치중함이 없이 병진해야 한다"는 '지행병진(知行竝進)'을 주장했다.

즉, "아는 것과 행동을 병행해야 된다"고 주장하며 참혹한 국난을 되풀이 하지 않기를 후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나 그 후손들은 임진왜란보다 더한 36년 동안 일제에 강점당했고 선대의 경고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일본에 의해 40여년에 걸쳐 전 국토와 민중이 온갖 핍박과 유린을 당했어도 일부 정치인들은 후환에 대한 대비를 거부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최근 한 토크콘서트에서 "아베 정권이 취한 한국에 대한 제재 조치는 한국의 정권교체를 노린 내정간섭"이라고 일침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정권하에서는 수출 규제를 멈추지 않겠다고 한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의 말은 "결국은 문재인 정권을 흔들어야 된다는 뜻"이라면서 일본의 내정간섭을 경계했다.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은 일본이 왜 한국의 정권교체를 시도하는지 명확히 설명해준다. 이부영 위원장은 주간경향 인터뷰에서 "군국주의 시각에 갇힌 아베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한반도의 지배·영향력을 지속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쟁을 할 수 있는 정상국가가 되기 위해 '평화헌법' 폐지 야욕을 드러냈다. 그래서 평화헌법 폐지를 위해 지난 21일 참의원 선거가 중요했다. 그리고 참의원 선거 승리를 위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라는 무리수를 두었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아직도 일본의 경제 침략에 냉정한 대처를 주장하며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 정치인과 사회 지도자들은 근대 역사에서 발생한 다수의 치욕적이며 비극적인 사건으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이러한 정치인과 지도자에게 서애 유성룡 선생은 무덤 속에서 일갈한다. "배웠으면 실천하라."


김일선 / 글렌데일 교육구 한국어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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