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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자식 돌보기 vs 남편과 놀아주기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19/08/02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9/08/01 19:48

최근 결혼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가 발표됐다. 결혼 후 자녀가 태어나면 많은 아내들은 아이 기르는데 시간과 정성을 쏟는다. 먹이고, 입히고, 놀아주고 아플까봐 노심초사한다. 따라서 혼자서도 먹고, 입고 놀줄 아는 어른 남편은 뒷전에 물러나게 된다.

한 연구자가 한 말이 인상적이다.

"아이를 돌보는 것은 마치 초등학교나 중고등교에 매일 등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드시 해야되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남편을 돌보는 것은 대학교에 가는 것과 같다. 등교를 하든지 말든지, 수업 시간에 참석하든지 말든지, 본인이 선택하기 나름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위하는 집안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그 집의 아이들로 나타났다. 부부가 행복하고 집안이 편안한 가정의 아이들은 마음놓고 자신의 일에 전념하고 발전할 수가 있다. 반대로 싸우는 부모들을 보는 아이들은 행여나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불안해진다. 게다가 본인들이 결혼을 한 후에도 부모의 별로 즐겁지 않았던 결혼생활 기억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진다.

소아와 청소년들을 주로 치료하는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나는 많은 한국 어머니들이 아이들과는 친밀하지만 아버지는 자녀들로부터 소외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한국인 아버지들은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자녀교육 방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남녀의 유별을 유난히 강조하는 유교 중심적 사회에서 아버지는 바깥 일에 바빴고 딸이건 아들이건 자식 기르기는 아내의 몫이었다.

그러나 이민 이후 가치관에 변화가 왔다. 개인의 독립성, 자신의 정체감이 요구되는 이곳 문화 속에서 엄마는 남자 아이들을 어떻게 길러야 되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아침 밥 먹이고 옷 세탁해 입히고 도시락 싸주면서 학교 보내고, 장가가서 어른이 될 때까지 말 잘 듣고 공부 잘하면 됐다.

아버지와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배운 적도 없고 말도 어눌하다. 아이들과 노는 것도 익숙지 않고 쑥스럽다. 그래서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다. 엄마의 존경을 받는 아빠는 아이들도 우러러 본다. 부모가 화목하게 생활하는 것을 보며, 아이들은 안심하고 자신의 앞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드디어 어느날 훨훨 날아서 부모의 집을 떠난다. 부모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으니 배우자 고르는 것이 두려울 리 없다.

이제부터는 별로 귀여울 것도 없고, 혼자서도 잘 놀지만 남편도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고, 자주 안아주자! 아이들에게 갈 시간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그 아이들은 훗날 자신의 배우자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다. 이미 이들은 부모를 통해서 자신을 사랑할 줄을 알았고, 커서는 주변 사람들도 배려하는 성숙한 어른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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