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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남는 장사다

[LA중앙일보] 발행 2019/08/05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19/08/04 13:11

"내가 쓰는 물건 중에 '메이드 인 재팬' 제품은 몇 가지나 될까?"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보며 생긴 궁금증이다.

그래서 점검해 봤다. 자동차는 한국 브랜드. 스마트폰 역시 한국 업체 제품, 골프채는 '메이드 인 USA'였다. 그런대로 값 나가는 것 중에 다행히 일본제품은 없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옷장에 유니클로에서 구입한 셔츠 한 두장과 양말 몇 켤레가 있었다.

시야를 집안 전체로 넓혀봐도 결과는 비슷했다. TV, 냉장고, 세탁기는 모두 한국 업체 제품, 컴퓨터도 미국 브랜드다. 일본업체 제품은 작은 복사기와 오래된 계산기 하나가 전부였다. 그밖에 다이소에서 파는 자질구레한 생활용품 몇 가지 정도가 눈에 띄었다. 그동안 의도적으로 일본제품을 꺼린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경제성'을 따져 구입했다. 그런데 이런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미국에도 일본제품 전성시대가 있었다. 10여 년 전 만해도 베스트바이나 서킷시티 등 가전제품 판매 업소는 일본 브랜드들의 무대였다. 업소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은 소니, 샤프, 도시바, 파나소닉 등이 차지했다. 많은 한인 가정의 리빙룸에도 소니TV가 버티고 있었고, 나들이에 나선 한인들 손에는 일제 카메라나 캠코더가 들려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풍경이 달라졌다. 가전제품 판매업소의 중심은 일본이 아닌 한국 브랜드들 차지다. 한국 제품에 채이고 중국산에 밀린 '메이드 인 재팬'은 설자리를 잃었다.

소매시장에서 그나마 일본 브랜드가 아직 경쟁력을 보이는 부문은 자동차 정도다. 하지만 여기도 변화가 보인다. 시장 점유율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인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고 권위의 자동차 평가기관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 따르면 제네시스, 기아, 현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3위를 휩쓴 반면 늘 상위권을 차지했던 일본차들은 순위가 떨어졌다. 닛산, 렉서스, 도요타가 겨우 10위 권에, 마즈다, 혼다,애큐라는 평균 이하, 미쓰비시는 32개 브랜드 중 30위에 그쳤다.

'가격 저렴하고, 고장 적은 차'라는 인식이 서서히 옅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억지 '경제보복'에는 일종의 위기의식이 내재돼 있다고 생각된다. 세계 최고 제품들이 경쟁하는 미국시장에서도 한국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불매운동은 더 거세질 듯하다. 지난 2일 한국을 이른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고 밝혀 분노가 더 커졌다. 전개 방식도 체계적이다. 생활 속 일본 제품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대체품까지 소개해 주는 '노노재팬(www.nonojapan.co.kr)'이라는 웹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장기전까지 대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부 불매운동을 평가절하는 사람들도 있다. 손익계산서를 따져보면 별로 득이 될 것이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그리고 대안이라고 내놓는 것이 '외교·정치적 노력과 대화'다. 그야말로 공허한 해법이다.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는 불매운동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사실 '불매운동'이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가 않다. 처음엔 불같이 일어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관심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불매운동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것이 지속성이다. 운동의 동력을 확보하거나 끊임없이 주변으로 확산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나도 평소 유니클로를 애용하는 아들에게 한마디했다. "지금 한국과 일본의 갈등 상황을 알고 있다면 당분간 유니클로에서 쇼핑하지 마라"고 했더나 "오케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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