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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지만 아직 '살아있는' 계곡을 향해

[LA중앙일보] 발행 2019/08/07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9/08/06 19:15

데스 밸리 국립공원(Death Valley National Park)

데스밸리는 겨울 강수량이 많으면 4월들어 제비고깔, 라일락, 난초, 양귀비, 앵초,  버베나를 비롯하여 50종이 넘는 들꽃이 핀다.

데스밸리는 겨울 강수량이 많으면 4월들어 제비고깔, 라일락, 난초, 양귀비, 앵초, 버베나를 비롯하여 50종이 넘는 들꽃이 핀다.

이름도 무시 무시한 '죽음의 계곡'를 가기로 했다.

아내는 덥고 물이 없어 생명이 살수 없는 사막이 두렵다고 했다. 내키지 않는 표정과 무거운 발걸음으로 따라 나섰다.

LA를 출발해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15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상했다.

베이커(Baker)에서 방향을 틀어 127번 국도로 접어들면 풍경은 본격적인 사막을 연출한다. 60여 마일 지나 쇼손(Shoshone) 마을에 내려 기지개를 편다. 손바닥 만한 마을의 마켓 겸 주유소는 죽음의 계곡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명의 이기가 있는 곳이다. 비싼 기름값에 놀라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꾹꾹 눌러 기름을 채운다.

쇼손 마을 인근 차이나 대추야자 농장(China Ranch Date Farm)의 말린 대추야자를 한봉지 사들고 출발했다.

차창을 확짝열고 오염되지 않은 공기를 마시며 질리지 않는 달콤한 대추야자를 입에 넣고 운전해 간다.

쇼손을 출발해 몇마일 지나 해수면 보다 282 ft(86 m) 낮은 배드워터(Badwater Basin)와 용광로 같이 무더운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이 있는 죽음의 계곡으로 향하는 178번 도로로 갈아탔다. 60여 마일의 오르락내리락하는 산길을 따라 가노라면 지형에 따라 변화무쌍한 풍경들을 만난다.

지난 겨울 데스 밸리에도 강수량이 많았나 보다.

4월들어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풀한포기 자라기 힘들것 같은 사막에 듬성 듬성 이름모를 들꽃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차를 세워 풀한포기라도 밟을새라 조심조심 다가가 한참을 관찰했다. 비로서 내 아내는 활기찬 사막의 생명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경이롭게 바라본다.

호사가 있으려는지 호랑나비가 날고 노랑나비, 흰나비도 눈에 띤다. 세상에는 보이는 것보다 볼수없는 것이 더 많다.

가시광선에 의해 볼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물리적 공간속 흐르는 시간의 단면을 보지만 나의 뇌에 기록된 잔상에는 감성과 의식의 이면이 내재 되어 있다. 어쩌면 나의 눈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에서 초자연적인 영적차원의 다른 세계도 포착했는지 모른다.

사막에 흰나비가 훨훨 날아가는 물리적 풍경에 영적 상상을 얹어 본다. 멀리 떨어져 임종을 지키지 못한 못난 아들에게 흰나비의 모습으로 환생해 애틋함을 전했던 어머니의 초자연적 현상이 겹친다. 사막의 흰나비는 그리운 어머니였는지 모른다.

데스 벨리 여행의 적기는 11월부터 4월이 좋다.

꽃피는 데스 밸리의 4월은 세상에서 제일 경이롭고 아름다운 곳이다. 4월중순이 되면 더워가 스물스물 땅을 뚫고 올라온다.

여름이 되면 용광로 같은 더위가 살인을 할수도 있다.

1913 년 7월 10일 오후, 미국 기상청은 데스 밸리(Death Valley)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에서 섭씨 56.9 도(화씨 134도)의 고온을 측정했다.

이 온도는 지구 표면에서 기록 된 가장 높은 대기 온도다.

데스 밸리 여러곳의 볼거리가 몰려 있고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가 위치한 곳의 지명이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이다.

데스 밸리의 배드 워터 분지 (Badwater Basin)는 북미에서 가장 낮은 해발 고도 (해발 282 피트, 86m)의 지점이다

퍼니스 크릭이 있는 배드 워터 분지는 북미에서 제일 높은 휘트니 산(14,505 피트: 4,421m)에서 동남쪽으로 84.6 마일 (136.2km) 떨어져 있으며 데스 밸리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텔레스코프 봉우리(Telescoope Peak 3,643 피트:3,366 m)사이의 협곡이다.

높은 산에 둘러쌓인 분지에 공기가 덥혀져 빠져 나가지 못하고 계속 덥혀져 용광로 더위가 되는 곳이다.

데스 밸리는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의 모든 국립공원 중 제일 면적(5270제곱키로, 남한면적의 1/7)이 넓다.

1848년 갤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근처에서 금이 발견된 후 이듬해에 8만 명가량 일확의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꿈꾸며 캘리포니아로 몰려들었다.

1849년 겨울 약 100대의 포장마차가 솔트레이크 시티를 출발해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1849년 12월 25일에 그 중의 한 집단이 눈덮힌 시에라 네바다 산맥(Sierra Nevada Valley)을 넘지 않고 지름길을 찾아 들어간 곳이 데스 밸리였다.

여자들과 어린이들도 포함된 이들은 데스밸리를 빠져나가는 길을 찾지 못했다.

기진맥진한 데다 식량도 거의 떨어진 그들은 퍼니스 크리크 근처에서 야영을 했다.

스무 살인 윌리엄 맨리와 존 로저스가 도움을 구하러 2주 동안이나 걸어 로스앤젤레스 북쪽 샌퍼낸도에 도착했다.

물자를 공급받고 일행이 있는 데스 밸리로 25일만에 되돌아 왔다. 맨리와 로저스 덕분에 혼자서 야영지를 떠났던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살아남았다.

이곳을 떠나면서 한 여자가 뒤를 돌아보며 "죽음의 계곡이여 안녕(Good bye, Death Valley)"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후 이곳을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데스 밸리에는 약 9000년 전부터 원주민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쇼쇼니족 인디언(Timbisha Shoshone)들은 1000년이 넘게 이곳에서 살아오면서 식물들을 먹고, 그 식물들로 가재도구를 만들어 사용했다.

지금도 퍼니스 크릭에 인디언 마을이 있다.

데스 밸리는 약 800만년 전에 생성된 호수에 바닷물이 증발해 소금밭이 된 평균기온이 화씨 120도를 넘나드는 척박하고 황량한 곳이지만 1000여종의 식물과 전갈 ,독거미, 방울뱀, 코요테, 매, 메추라기 도요새 등 수많은 동물들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경이로운 곳이다.

데스 밸리 동물들은 날씨가 몹시 덥기 때문에 주로 밤에 활동을 한다. 데스 밸리는 모짜르트의 진혼곡 같이 무겁고 어둡기 보다는 비발디의 봄같이 생명의 기운이 샘솟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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