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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일본의 선전포고는 시작됐다

바야흐로 세계 3차 대전이 시작됐다. 사라예보의 총성이나 포격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번엔 무역전쟁이다.

전쟁의 주역은 단연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세계 4대 경제대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30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일 끝내 한국을 무역우대국인 백색리스트에서 빼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며칠 사이 이들 세계 경제 4대 축간에 벌어진 선언과 조치는 2차 대전이후 가장 심각한 파고를 예고하는 일종의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2차대전으로 5000만~70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면 이번 전쟁이 본격화되면 76억명의 세계인구가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대 일본 무역에서 적자를 본 한국을 갑자기 백색리스트에서 뺀 일본의 조치는 통상적인 국제 관례를 깬 도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적반하장'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틀리지 않다.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건 금융시장. 다우, 나스닥, S&P 500지수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애플, 인텔, 퀄컴 등 첨단 기업은 물론 파장이 경제 전반에 폭풍우를 몰고 올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세계 경제는 치밀하게 엮여 있어 어느 한 기업이 부도가 나거나 시장에서 퇴출되면 그 파장이 연관 기업 모두에게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업률이 역대 최저 수준에 소비 수준도 최상을 보이고 있는 등 미국 경제가 탄탄한 데도 최근 연준이 금리를 낮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같은 심상치 않은 위기상황 때문이다.

이들 수퍼 파워들 중에 가장 호전적인 나라는 바로 일본. 일본은 한국에 대한 정치적 보복과 이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군사적 개입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속셈을 깔고 있다.

올해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지 427년, 한일합방이 이뤄진 지 109년, 3·1 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일본이 국제적 관례와 상도의를 무시하고 한국을 마구잡이로 몰아세우는 건 아직도 한국을 언제든 침탈할 수 있는 약소국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한국은 경제, 군사,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어느 면으로 봐서도 일본이 그렇게 우습게 볼 상대는 아니다.

한일관계에 있어 8월은 잔인한 달이다. 한일합방 조약이 체결된 경술국치일이 바로 1910년 8월29일이다.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날(6일과 9일)도, 항복 선언을 한 날(15일)도 모두 8월에 벌어진 일이다.

이번에는 절대 과거의 오욕을 되풀이 하지 말자. 타협과 화해를 주장하는 건 아베가 원하는 바이다. 패배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지지 말아야 한다.


공완섭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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