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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학심사관이라면?" 질문하고 써라

양민 원장 / 닥터양 에듀콘
양민 원장 / 닥터양 에듀콘

[LA중앙일보] 발행 2019/08/12 교육 21면 기사입력 2019/08/10 21:34

[에듀 포스팅]
대입 에세이 잘 쓰고 싶다면…

기승전결·감정을 밝히고
무엇을 배웠는지 알려야


명문대일수록 에세이의 중요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에세이를 지원서류에서 빼면, 다른 모든 것은 팩트 체크가 가능한 종류 뿐이다. 학교 성적, SAT 점수, 학교에서 택한 학과목 내용과 성적, 그리고 학과외 활동들이 그것들이다. '지원자'에 대한 이 많은 정보들은 학생에 대해 짐작할 거리를 많이 제공하기는 한다. 그러나 이것들을 보면서 지원자가 어떤 학생인지 상상하기는 힘들다. 사진을 보지 않는 이상 지원자에 대한 느낌은 오직 에세이에서만 체득이 가능하다.

지원자를 합격시키거나 불합격시키는 결정을 내릴 입학 사정관은 에세이를 보기 전까지는 너무나도 막연한 데이터만 접한다. 사람을 고르는 일 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간혹 다른 지원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훌륭한 내용의 내용(이력)을 담은 지원서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라면, 드물기는 해도 서류 심사 과정에서 거의 합격이 결정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좀 더 확실한 심사를 위해서 입학 사정관들은 지원자와 면을 대하는 면접과정을 사용하게 된다. 서류가 보여 주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얼굴을 대면한 상태에서 질문을 해가면서 궁금한 것들을 발견해내고 신속하게 결정에 유용하게 사용할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에세이를 쓰는 학생은 일단 자신이 심사관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지원자를 면접하게 되었다고 상상해보면 도움이 될 듯하다. 지원자에 대해 무엇을 알아보고 싶은가? 자신에게 물어보자. 면접 대상자를 만나 무엇을 물어볼 것이며 무슨 답을 들을 것이며 그 답을 들으면서 어떤 판단을 하려고 할 것인가? 이렇게 스스로 묻고 답을 생각해 보면 뚜렷이 느끼게 된다.

입학 사정관이 나를 실제로 만나서 원하는 질문들을 던지면 나는 그가 속 시원하게끔 재미있고 완벽한 대답들을 해내 가며 즐겁고 유익한 인터뷰 시간을 가질 수만 있다면 합격할 것이다. 내가 지금 쓰는 에세이가 그런 성공적인 인터뷰를 제대로 대체할 수 있는지 물어보자. 아니라면 합격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질문에 맞는 답을 하라

'훌륭한 대입 에세이 쓰는 법'이라고 구글에서 찾아보니 10만 개 이상의 페이지가 줄줄이 떠오른다. 영어로 검색하니 무려 6억여 페이지가 쏟아져 나온다. 세상에 좋은 에세이를 쓰는 게 중요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말이다. 검색결과를 순서대로 읽다 보면 다들 좋은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조언자들은 본질을 잊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태반이며, 학생들은 자신의 약점을 어떻게 개선할까에만 초점을 맞추려 한다는 것이 눈에 선히 보인다. 내 영어가 실수투성이라서, 표현이 부족해서, 프롬프터를 명중시키지 못해서… 등등. 그러나 이런 소위 '잘 쓰는 법'이라는 내용들은 실은 모두가 부수적이다.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다. 마치 면접장에 등장하는 후보자가 오늘 어떤 향수를 썼는지, 머리 드라이를 잘했는지, 이력서를 프린트해서 고급 바인더에 넣어서 왔는지 들이 중요한 본질이 아닌 것과 같다. 그것들 때문에 뽑히지는 않는다.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내가 던진 질문과 부합하는 지, 그의 말투와 목소리에서 진정성이 느껴지는지, 내가 원하는 인재의 모습을 두루 보여주는 지, 신뢰가 가는 지, 또는 훌륭한 인간성이 보이고, 열정과 진설성이 보이고, 꼭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지가 정말 중요한 면접의 에센스이다. 대입 에세이는 바로 딱 그런 성공적인 면접과도 같은 기회를 집에서 오랫동안 준비해서 제출하는 그런 귀중한 기회라는 말이다.

이렇게 나의 내면을 진솔하게 꺼내어 나를 만나는 상대방이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나의 벌거벗은 모습을 발견하고, 나를 아는 사람이 되고, 나에게 감동하여 선택하도록 만드는 이런 에세이를, 지원마감일 임박해서 허둥지둥 써내려 한다면, 헝클어진 매무새에 정돈되지 않은 머리카락을 그대로 가진 채 면접시간에 늦어 땀을 흘리며 도착하여 질문이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답을 하며, 자신의 매력과 장점이 전혀 발견될 수 없는 진부한 시간을 만드는 것과 같다.

입학 사정관이 지원자의 에세이를 읽는 순간은 영화의 주인공이 상대방을 만나는 중요한 순간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때에 생기는 어떤 사건, 대화, 표정들에 의해 감정의 동요가 생기고, 사랑에 빠지는 것과, 에세이를 읽으며 학생의 멋진 모습을 발견하고 고조된 흥분 속에 합격결정을 내리는 것은 유사하다. 에세이는 그렇게 극적이며, 중요하다.

에세이는 요즘 젊은 학생들이 그토록 되고 싶어하는 아이돌 연습생의 반열에 들기 위해, 자신의 가진 모든 것을 단 한 번의 기회에 쏟아내고자 하는 그런 오디션과도 같다. 그래서, 자신의 가진 모든 것들이 내면의 깊은 곳으로부터 진액처럼 쏟아져 나와, 마치 장인이 정성스럽게 한땀 한땀 수놓은, 공들인 수공예품처럼 만들어져야 한다. 물론 그 안에는 학생의 에센스가 담겨있어야 하겠다.

그러려면, 평소에 잘 정돈된 질문이 머릿속에 있어야 하고, 그 질문에 대한 잘 정돈된 대답이 가슴속에 있어야 하며, 시간을 통해 점차로 갈고 닦여서, 윤기나고 색깔이 스며져 있어야 한다. 에세이 프롬프터가 학교마다 다르며, 경우에 따라서 의도가 무엇인지 의아한 요구들도 있다. 그러나 잊지 말자. 그 모든 에세이 프롬프터의 본질은 동일하다. 에세이를 통해 입학 사정관들은 '지원 학생이 누군가'를 알고 싶은 것이다.

◆쓰기 전에 질문하라

"Show us who you are. Are you ready to show us who you are?"

"What is important to you?"

"Tell me about yourself."

"Why do you want to study at our college?"

"Why should we accept you?"

단지 짧은 에세이를 읽었을 뿐인데, 실제로 만난 것 같이 느껴지고, 만나지 않았으나, 정서적으로 연결된 느낌일 때에만 10에 하나, 20에 하나를 뽑는 결정의 손길이 올 것이다. 그러려면, 내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그런 나만의 대답을 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글이 설혹 서투르더라도,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에세이는 사람(학생)과 사람(입학사정관)이 만나는 장소(場)다. 이 '만나는 일'은 사람이 자신의 내면의 일부를 짐짓 흘릴 수 있어야(when something from person's inside is spilled) 가능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에는 이야기(Story)가 있다.

이야기에는 기승전결이 있다. 시작이 있고, 변화가 있고, 문제가 있고, 해결이 있고, 결론이 있다. 지속기간(Duration)이 있다. 10초간이든 5분이든 하루건 10년이건 기간이 있다.

이야기에는 등장인물이 있다. 감정과 무드가 있다. 기쁘건 슬프건, 화가 나든지 행복하든지, 흥분하든지. 실망이 되든지. 스토리에는 배움이, 있고 결심이 있다. 이야기에는 이야기꾼이 있고, 관객이 있다. 만일 이러한 것들이 에세이에 들어 있지 않다면, 입학사정관은 학생을 만날 수가 없다. 만남이 있어야 뽑힐 가능성이 있고 생기는 것이다. 만남이 없으면 불합격이다. 만남이 성사된 후의 사정관의 고민이 떨어뜨려야 할 이유를 찾는 고민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놀람과 위험감수를 통한 설렘이 동반되는 만남이라면 합격을 시킬 고민이 될 수 있다. 열심을 다한 학업, 열정이 담긴 경험, 그리고 내면의 고민이 있는 학생이라면 장점과 매력이 드러나는 설득력있는 멋진 에세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에세이는 지원자와 판정관이 만나는 장소이며, 최고 명문대의 합격결정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다고 생각한다. 에세이를 읽고 거의 마음의 결정을 한 판정관은 증거자료들인 학과목들과 성적, 각종 점수들, 그리고 학과외 활동들을 보고 추천서를 읽으면서 거의 확정짓는다.

만일 지원자와의 인터뷰가 있다면 기록을 확인하고, 전체적으로 이 학생을 뽑아야 할 이유를 정리해 본다. 큰 변수가 없는 한 결정은 변하지 않는다. 처음에 에세이를 읽으며 학생과 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반전은 거의 없다.

dryang@dryan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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