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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한일 갈등 해결책은 미국의 여론

임상환 / OC 취재부장
임상환 / OC 취재부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08/14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19/08/13 19:24

많은 전쟁은 경제적 이유에서 발발했다.

역사적으로 전쟁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영토와 자원이다. 이 밖에 정권 수호 내지 찬탈, 종교, 이념 등도 전쟁의 원인이다. 영토와 자원을 노린 전쟁의 대표적 예가 식민지 전쟁이다. 무력으로 다른 나라를 복속시키고 그 나라의 자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전쟁이다.

오늘날, 경제적 이유로 군사력을 동원해 전쟁을 하는 나라는 드물다. 세계의 대다수 국가가 글로벌 시대의 규범과 기준에 부합하는 경제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타국을 경제적으로 침탈할 경우, 전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군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국가는 다른 나라와 함부로 경제 전쟁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다는 뜻이다.

현재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경제 전쟁 당사국이 어딘지 보면 된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에 이어 환율 전쟁을 벌이고 있지 않은가. 총탄이 오가진 않지만 두 나라의 경제 전쟁은 치열하다. 어느 쪽도 쉽게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언론매체들이 미국과 중국의 대결을 갈등, 분쟁이란 표현 대신 전쟁이라고 일컫는 것은 갈등과 이슈를 부풀리기 좋아하는 언론 매체의 속성 때문만은 아니다. 두 나라가 서로 양보하는 방식으로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때, 예상되는 충격파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이 실로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근 한국과 일본 사이에 벌어지는 경제적 갈등은 무엇이라고 규정해야 할까. 기자는 이 또한 본질적으로 경제(무역) 전쟁이라고 본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두 나라 간 정치, 외교 이슈를 경제 전쟁으로 비화시켰다. 그리곤 징용 배상 관련 한국 대법원 판결을 한국 정부가 정치적으로 무마하길 원했다는 속내를 드러내는 일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아베 정권은 한국의 아킬레스건으로 보이는 약점을 잡아 한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가하려 했다. 이런 시도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이런 행위를 경제 전쟁이 아닌, 보복이라고 부른다면 그 행위에 담긴 의미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또 보복이란 표현엔 한국의 특정 행위에 대응하는 차원의 조치란 뜻이 담겨 있다.

물론 확전을 자제하고 외교적 해결을 우선시하려는 한국 정부 입장에선 일본의 경제 보복이란 표현을 쓸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국민이나 미국의 한인들은 아베 정권 행보에 담긴 뜻을 정확히 알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가 손에 쥔 보복 카드론 일본을 굴복시키기 어렵다. 이를 모르는 이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세가 불리함을 대내외에 천명하며 전선이 축소되길 바란다면 싸움을 걸어온 측의 자비에 내 명줄을 맡기는 꼴이다. 이런 때일수록 미국의 중재가 중요하다. 미국이 우리 편에 서서 일본을 설득하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성급히 중재를 요청했다가 미국이 일본 편을 들면 낭패다. '전쟁 불사' 의지가 없는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벌인 건 미국을 철석같이 믿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OC를 포함한 미국의 한인들이 주, 연방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여론전을 펴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건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당분간 일본과의 경제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이 참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확실하게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전쟁은 이겨야 하지만 되도록 짧게 끝내는 것이 좋다. 더 좋은 방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지금은 건설적인 한일관계를 위해 미주한인들이 기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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