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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에 수영장…270도 전망이 한 눈에

건축가 김태식의 'LA 건축읽기' <1>유명 주택들

케이스스터디 22호는 1960년에 건축됐다. 절벽위에 세워져 통유리를 통해 내려다 보이는 LA의 경치가 장관이다. 절벽 위에 수영장과 하늘이 멋진 대조를 이뤄 보인다.

케이스스터디 22호는 1960년에 건축됐다. 절벽위에 세워져 통유리를 통해 내려다 보이는 LA의 경치가 장관이다. 절벽 위에 수영장과 하늘이 멋진 대조를 이뤄 보인다.

에니스 주택

에니스 주택

쉰들러 주택

쉰들러 주택

갬블 주택 [evdropkick of Flickr.com]

갬블 주택 [evdropkick of Flickr.com]

전문가들은 건축을 '문화를 담는 그릇'으로 정의한다. 결국 건축을 보면 지난 시대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철학, 믿음, 희망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도 LA의 건축물들은 무엇을 담은 그릇일까. 한인 건축가 김태식(48.아래 사진)씨는 '로스앤젤레스 건축읽기(Reading Los Angeles Architecture, 스페이스타임)'라는 한글 책을 최근 출간했다. 'LA의 건축물 10곳'을 소개한 이 책에는 단순한 소개를 넘어 미국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실마리'가 제공된다. 3회에 걸쳐서 책의 일부를 소개한다.

▶한국어 블로그=blog.naver.com/geocrow

갬블 주택 Gamble House(1908, Charles Greene, Henry Greene)

갬블 주택은 언뜻 보면 나무로 지은 오두막 같다. 생활용품 회사인 P&G사의 2세 경영자인 데이비드 갬블 부부를 위한 겨울 별장이었다는 것을 알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 진다. 이들은 MIT를 나온 그린 형제를 만나 건축을 의뢰한다. 이들 형제는 당시 예술 공예운동에 영향을 받아 이 주택을 건축했다. 이 운동은 기계로 만들어지는 대량 생산된 제품에 반기를 들고 장인에 의해 만들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주장에 따른 사조로 재료의 물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물성에 맞는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자는 일종의 신예술 운동이다. 이들 형제는 대륙 횡단 중 시카고 세계박람회에 전시된 일본관에 큰 감동을 받았다.



갬블 주택은 동양화의 여백의 미를 보여주는 듯한 측면이 있다. 건축가는 일본 미술과 예술 공예운동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이들은 건축주에게 단순히 주택만 설계해 주는 것에 머물지 않고 가구를 비롯하여 가족 문양까지도 제공했다고 한다. 이 주택이 오래전에 지어졌다고 해서 문화유산이 된 것이 아니고 단순한 기능을 넘어 많은 의미와 상징 같은 것이 담겨져 있다. 갬블주택은 미국을 대표하는 예술 공예운동 주택으로 언급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에니스 주택 Ennis House(1924, Frank Lloyd Wright)

에니스 주택은 에니스 부부를 위해서 지은 큰 주택이다. 집 전체가 콘크리트 블럭으로 둘러싸여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했다. 콘트리트 블럭 주택의 대표작이다. LA로스펠리스 위 언덕에 지어져 전망도 좋다.

콘트리트 블럭은 근대 건축과 관련이 있다. 근대 건축은 장식을 배제하고 재료의 진실성을 추구했다.

라이트의 주택은 단순히 사람이 들어가 사는 콘트리트 상자가 아니고 각각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윤택한 삶을 위해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 주택은 블레이드 러너(1982년작)같은 작품에도 외부와 마찬가지로 내부도 콘트리트 문양이 장식돼 있다. 2019년 5월 현재, 2300만달러에 매물로 나와 있다.

쉰들러 주택 Schidler House(1922, Rudolph Schindler)

'LA현대 건축의 아버지'라 불리는 루돌프 쉰들러가 자신이 거주할 목적으로 지은 집이다. 당시 친한 가족인 건축업자 체이스 부부와 함께 쓰기 위해서 지은 집인데 두가구가 쓸 수 있게 만들었다. 결국 4명을 위한 집인데 공간을 다섯으로 나눴다. 각자에게 공간과 정원을 주고 손님을 위한 공간과 정원을 제공했다. 위에서 보면 마치 바람개비를 펼쳐 놓은 것같이 보인다. 또한 2층에는 낮잠자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 주택도 다분히 일본스럽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미 19세기말에 유럽에 유행했던 자포니즘(일본풍)의 영향이다.

쉰들러는 이 주택에서 죽을 때까지 거의 30년 넘게 살았다. 그의 살림집이자 건축설계 사무실이었도 나아가 할리우드 예술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그는 이 주택에 각종 미술 전시회를 개최하며 새로운 건축주를 만났다.

쉰들러 사후 오스트리아 정부가 이집을 매입해 건축과 예술의 사랑바 역할을 계속 이어 나가고 있다.

케이스스터디 22번 Case Study Houst #22(1960, Pierre Koenig)

TV광고에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전망과 우아한 분위기가 특징인 이 주택은 이름 그대로 케이스 스터디 22호다. 케이스 스터디 주택은 일반 대중들에게도 설계가 잘된 주택을 제공하자는 건축운동이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22호다. 할리우드 인근에 살던 스탈부부가 비탈진 땅을 사면서 시작됐다. LA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위치지만 절벽에 가까운 땅이었다.

그래서 스탈은 주말마다 축대를 쌓았다. 그리고 젊은 건축가 피에르 코니히를 만났다. 코니히는 철제를 주택에 사용하고 싶어했다. 축대위에 집을 짓다보니 경치가 장관이다. 가운데 정원 대신에 수영장과 자쿠지를 팠다. 남쪽 절벽 옆에 수영장, 수영장 뒤로 거실과 침실이 ㄱ자 형태로 만들어져 있고 그 뒤로 큰 벽이 있다. 벽 뒤에는 주차장과 외부 도로가 있다.

절벽위 전망은 무려 270도나 된다. LA도심부터 샌타모니카까지 한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다. 날이 흐리지 않으면, 태평양도 보인다. 이런 전망 때문에 할리우드 언덕 위의 집값이 비싸다. 부억과 식당도 입면의 통일성을 위해 모두 유리로 돼 있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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