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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한인회 또 다시 추락하나

김석하/사회부 부장

LA한인회가 일주일 전 사무총장과 사무국장을 전격 해고했다.

'재정난'이 이유란다. 언뜻 보면 불경기로 인해 감원 바람이 일고 있는 요즘 상황에 한인회에도 불똥이 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건 아니다' 싶다.

우선 왜 사무총장과 사무국장 두 명이 한꺼번에 해임된 것일까. 한인회는 해고 통보 전날 임원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명의 해고 의견이 나오자 일부 이사들이 "똑같은 월급을 받는 다른 사람도 해고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결국 예정에도 없던 투표로 총장-국장이 동시 해임됐다.

임원회의에 참석했던 한 이사에 따르면 이는 이사들간 알력 싸움의 전조다. 과거 28대를 지낸 기존 이사와 스칼렛 엄 회장 측근 신진 이사 등이 뒤엉키면서 엉뚱하게도 사무국 책임자리를 '서로가 만족하게' 내팽겨친 것이다. 임원회의 참석자는 '해고 형평성'이라 말까지 나왔다고 털어놨다. 한인회는 정작 재정난의 세부사항에 대한 공개는 꺼리고 있다.

한인회는 이번 변칙 인사로 인해 제 위상을 깎아버렸다.

한인사회 대표단체라고 자부하는 한인회가 뚜렷한 이유나 향후 계획없이 엉뚱한 방식으로 조직체계를 뒤바꾸면서 일개 단체로 전락한 것이다.

한.미 정부를 상대로 정치적 창구 역할을 하며 봉사도 병행하는 한인회 업무의 대부분은 사실 사무국 기능과 밀접하다. 사무국은 각종 민원봉사와 대내외 관계를 원활히 조율하는 한편 예산집행 관리를 통해 회장단을 간접 견제하는 기능을 해왔다.

그동안 한인회의 지출 체계는 담당직원-사무국장-사무총장-회장의 서명이 있어야 했는데 이젠 두 단계가 없어지면서 회계 의혹이 일 소지마저 생겼다.

한인회측은 향후 임원진이 돌아가며 사무국 업무를 볼 것이라고 했지만 경험과 전문지식이 없는 임원들이 이를 수행하기는 역부족이다. 벌써부터 임원진들은 '난 잘 모른다'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회장이 '수족과 같은' 사무총장.국장을 없앤 것은 이미 다른 수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도 나온다.

이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회장과 측근 몇 명이 한인회를 좌지우지한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한 임원은 한인회 재정관계를 묻는 질문에 "돈 문제는 두 사람만 알지 우린 몰라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칼렛 엄 회장의 태도도 문제다. 엄 회장은 이번 일과 관련 "남의 단체에서 돈이 부족해 사람을 해고한 것이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짜증섞인 불만을 토로했다.

번듯한 회장실이 포함된 한인회관 1층 전체를 공짜로 사용하는 한인회가 '남의 단체' 란 말인가. 한인사회는 그동안 '남의 단체'를 위해 기금을 모으고 성금을 전달한 것인가. 미우나 고우나 한인회를 대표단체로 여겨왔던 한인사회에 결코 할 말은 아니다.

또 "요즘은 한인회에 '큰 일'이 없다"며 사무국을 축소시킨 명분을 강조했다. 엄 회장이 항상 외치는 '봉사하는 한인회'에 큰 일이 있을 때는 언제인가. 지난 달 기금모금 행사와 대통령 방문행사가 끝났으니 이젠 할 일이 별로 없다는 소리도 들린다.

엄 회장은 줄곧 사무국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여기저기 손을 벌려 재정을 확보하는 대신 정부 보조금을 타는데 주력하는 직원을 활용하겠다고도 했다. 엄 회장은 며칠 전 한인회 회의실에 붙어있는 '변화속에 신뢰주는 한인회'라는 배너를 가르켰다. 설마 약속을 '식언'한 것을 '변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과거 사랑방에서 대표단체로 거듭나던 한인회가 다시 친목단체로 추락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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