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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재외동포를 보는 편협한 시각

최근 미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야구선수 추신수의 두 아들이 한국국적 이탈 신고서를 제출해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는 두 자녀는 본인들이 미국에서 살기를 원해 한국국적 이탈 신고를 했다. 이는 법적으로 하등의 하자가 없는데도 한국의 네티즌들이 마치 한국을 배반한 것처럼 '야구계의 유승준' 등 온갖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불합리한 국적법 때문에, 태어나면서 이중국적을 갖게 돼 어쩔 수 없이 한쪽을 포기하는 것인데 이것이 왜 비난받을 일인가?

유승준도 한국땅을 밟지 못한 지 17년, 대법원에서 비자 발급 거부는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는데도 국민은 계속 입국을 반대하고 있다. 법적인 문제가 아니고 괘씸죄라는 감정법이 여론을 지배하는 것이다.

우리는 왜 이성보다는 감정의 지배를 받는 민족인가? 왜 이웃나라 정치인에게 한국인은 이성적으로 생각할 줄 모르고, 감정적으로 생각하는 민족이니 지금의 일본에 대한 격앙된 감정도 곧 식을 것이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가?

한때 한국에서 지구촌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세계화해야 된다는 말이 널리 회자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어떨까? 한국에는 200만 가까운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 필요해서 받아 준 외국인들이다. 한국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 500명의 난민들이 제주도에 들어왔을 때, 금방 큰일이 일어날 것처럼 온 나라가 요동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마음으로는 외국인을 거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시각은 해외 동포에 대해서도 비슷하다. 지난 5월 한국 신문에 '해외 거주자에 의한 건보먹튀의 비밀'이란 제목의 기사가 몇 번 게재 된 적이 있었다. 해외유학, 취업 등의 사유로 외국거주 내국인과 해외 동포들이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고 한국에 와서 치료받고 출국한다는 내용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잠시 미국에 머물 때 미주 동포들의 사정을 목격한 후 귀국하여 대통령이 되자 한국에서 일부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었다. 시간이 흘러 이 법이 국민정서에 맞지 않아졌다면 법을 개정하면 될 일이다. 굳이 '해외교민, 건보먹튀'라는 불편하고,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은 아마 국민정서에 편승했기 때문일 것이다. 재외동포들을 바라보는 편협된 시각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씁쓸했다.

최근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는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아시아의 몇 나라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예일·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정확한 역사적 통찰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그동안 많이 적중했다 하니 그의 말을 어느 정도 신뢰해도 될 것 같다.

그는 일본이 이대로 가면 2050년이면 국가파탄이 날 것이라고 했다. 이유가 저출산에 외국이민을 받아들이지 않는 편협성 때문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이런 나라가 잘된 예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점이 많다. 한국이 외국인에 대한 마음이 더 열리고, 재외동포에 대한 시선이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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