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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역사와 마주하다

'컴포트 우먼' 공연 리뷰

로스앤젤레스 시어터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뮤지컬 '컴포트 우먼'의 장면.

로스앤젤레스 시어터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뮤지컬 '컴포트 우먼'의 장면.

무대가 끝났다. 120분간 숨 죽여 있던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났다. 그리고 뜨거운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14일 다운타운의 로스앤젤레스 시어터 센터다.

공연 후 관객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공연 후 관객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날 '컴포트 우먼'을 본 관객들의 가슴에는 멍이 들었다. 아픈 역사와 다시 마주했던 한인들의 가슴에도, 처음으로 이야기를 접한 타인종 관객들의 가슴에도 오래도록 남을 멍이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창작 뮤지컬 '컴포트 우먼'이 마침내 LA에서 개막했다. 디모킴 뮤지컬 공장(대표 디모 김)이 제작한 공연으로 오는 25일까지 로스앤젤레스 시어터센터에서 무대에 오른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의구심이 앞섰다. 120분 동안 그 무겁디무거운 소재를 가지고 어떻게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게 객석이다. 게다가 수많은 유명 뮤지컬이 연중 공연되는 LA다운타운에서 생소한 소재의 컴포트 우먼이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 저예산으로 제작된 탓에 어설픈 무대와 연기라면 열흘간의 공연은 참패할 수 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기우였다. 공연은 2시간 동안 무대를 꽉 채워낸다. 여느 대형 뮤지컬처럼 화려한 무대장치는 없다. 불 꺼진 무대 위에서는 배우들이 직접 무대장치를 옮겨가며 공연이 진행됐지만 움직임에 어색함도, 무대 디자인에 부족함도 없다. 배우들의 연기는 진지했고 풍부한 감정 연기는 더할 나위 없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는 2000명의 지원자를 어떻게 뚫고 캐스팅됐는지를 알 수 있게 할 만큼 훌륭했다. 안무도 돋보였다. 안무가 김현씨는 민감한 부분을 사실적 묘사보다는 은유적으로 잘 표현하면서 거부감을 줄이면서도 극에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무대와 객석이 배우들의 작은 떨림까지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가까웠던 점도 이번 공연과는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컴포트 우먼은 외면하고 싶은 뼈아픈 역사와 대면하는 시간이다. 공연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고 공연 동안 가슴이 저려올지 모르지만 한번쯤 그 아픈 역사를 마주하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 공연은 25일까지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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