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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 칼럼] 엔터테인먼트 발전을 위한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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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8/21 미주판 7면 기사입력 2019/08/20 11:15

한 가수가 있다. 그는 직접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는 싱어 송 라이터이다. 그의 음악은 색다르다. 진부함이 없고 창조력이 넘친다. 독특한 음색과 열정적인 창법도 그를 더욱 빛나게 한다. 그는 탁월한 대중예술가로 꼽힌다. 그는 TV에는 잘 출연하지 않지만, 음원 판매와 콘서트 등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다. 그와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도 많다. 그는 오랜 무명의 설움과 고생 끝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여전히 가난하다. 예전과 다른 점은 더 바빠졌다는 사실 뿐이다. 음원이 잘 판매되고 콘서트의 입장객이 늘어날수록 그의 수입도 늘어나지만 그 폭은 제한적이다. 그가 열심히 활동하여 얻은 수입의 대부분은 그의 소속사 몫이다. 애초 전속 계약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소속사와 계약할 당시, 그는 자기 음악을 마음껏 추구할 수 있다면 돈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그렇게 믿었다. 그리고 계약 세부 조항의 손익을 따지는 것은 예술가답지 않다고 여겼다. 그 결과 현재와 같은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 아래 놓이게 된 것이다. 그는 가끔 자괴감에 빠진다. 창작 의욕도 예전 같지 않다. 그리고 음악을 계속하는 게 옳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지금은 이런 경우가 흔하지 않지만, 과거에는 꽤 많았던 사례 중 하나이다. 예술적 영감이 넘치고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법률의 중요성을 자주 간과한다. 그리고 엔터테이너 개인이 규모가 큰 회사를 상대로 계약하기 때문에 힘의 균형이 잘 맞지 않는다. 무명 예술가라면 잠재력을 가졌더라도 불리한 계약을 하기 십상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적•문화적 창조와 돈이 별개로 존재하지 않는다. 정당한 수입이 주어질 때 예술가의 사기와 역량도 올라간다. 기회도 늘어난다. 이런 이점을 누리려면 법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법률의 역할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

엔터테인먼트법(Entertainment law)은 단일한 실체가 아니라 복합적인 영역이다. 저작권법, 공정거래법, 부정경쟁법, 통상법 등과 교집합을 이루며 존재한다. 다루는 분야도 영화, 공연, 음악, 게임, 전시 등 다양하다. 각 문화 사업의 권리 구조와 유통 방식이 제각기 독특하게 존재하며 쟁점도 다양하게 형성된다.

과거 엔터테이먼트 관련 소송은 무단 복제로 인한 저작권 위반, 연예인의 초상권, 명예훼손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계약부터 수익 분배, 복제와 배포, 유통, 2차 저작권, 초상권, 마케팅에서의 역할, 이벤트 진행 조건에 이르기까지 매우 세밀한 영역을 다룬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그 광범위하고 촘촘함에 놀라곤 한다.

예술은 이상적이고 창조적이며 화려하다. 그에 비하면 법률은 건조하고 쩨쩨하며 세속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법률을 검토하는 것을 피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발상은 잘못되었다. 매체가 복잡해진 현대 엔터테인먼트에서 법률은 창조력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엔터테인먼트가 더 발전하려면 법률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엔터테인먼트는 법률이라는 자동차를 타고 달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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