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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는 축복…삶은 여전히 노숙"

LAT, 노숙자 주택 실태 보도
직업교육 등 노력도 하지만
공동체 입주생활 적응 못 해

2016년 LA시 주민은 노숙자 지원주택 건설기금을 마련하는 주민발의안 HHH를 76%로 찬성했다. LA시는 주민발의안 통과로 10년 동안 공채를 발행해 12억 달러를 마련한다. 노숙자 영구지원주택(homeless supportive housing) 1만 유닛을 새로 지어 거리를 전전하는 이에게 보금자리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USA투데이와 노숙자 지원단체는 LA시가 관련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쓴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숙자 지원주택 유닛 한 채 건설비에 50~70만 달러나 쓴다는 수치도 나왔다.

지난 7월 12일 LA한인타운에서 윌셔커뮤니티연합(WCC) 주최 '노숙자 대책 포럼' 토론자로 나선 개발업체 렐러번트 그룹 뷰 도노호는 "고급호텔 객실도 노숙자 지원주택 유닛당 건설비보다 싸다. 관련 예산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A시는 주민발의안 HHH 통과 이후 노숙자 지원주택 5303유닛을 건설 중이라고 항변했다.



LA시가 제공한 노숙자 지원주택에 입주한 수혜자는 이런 논란을 어떻게 생각할까. 21일 LA타임스는 지원주택 세입자들이 "보금자리를 찾은 것은 하느님의 축복과 은혜"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아직도 거리에서 자는 이웃을 의식해 자신들이 로토에 당첨된 것과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신문은 노숙자 지원주택 프로젝트 효율성보다 '효과'에 주목했다. 사우스LA 127 스트리트는 160 유닛짜리 아파트 두 동이 자리한다. 노숙자 지원주택인 이곳은 다목적실, 커뮤니티실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1년 전 이곳에 입주한 이베테 그랜트는 LA다운타운 브로드웨이 노숙자 거리에서 '빅마마'로 불렸다.

빅마마는 지원주택 입주 사실을 "신의 축복을 받았다"고 표현했다. 빅마마는 노숙자로 약 9년 동안 거리에서 살았다. 삶의 희망도 의지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 셈이다. 소셜워커 도움으로 영구지원주택을 얻은 빅마마는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은 했다. 거리 텐트에서 자는 일이 더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의 삶에 희망이 움텄다며 웃었다.

현재 빅마마는 직업교육과 인간관계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교회에서 주관하는 청소년 교육봉사활동에 참여해 수료증도 받았다. 그는 "지붕 아래 나를 보호할 집을 얻었다. 안전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빅마마 아파트의 다른 입주자인 듀아네 하드웨이는 "나의 도시 LA와 사람들이 나를 도왔다. 이런 도움이 노숙자에게 어떤 변화를 주는지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거구로 엑스맨이라 불리는 하드웨이는 다리 뻗고 누울 보금자리에 머물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반추하고 있다. 자의반·타의반 연이 끊긴 아들·딸과 다시 연락하고, 노숙자를 위한 봉사활동도 다짐했다.

한편 노숙자 지원주택에 입주한 이들은 '제도권 삶'에 적응하면서 불편도 호소했다. 빅마마는 옆집 싸움소리, 층간소음, 화재경보기 오작동 등 아파트 단체생활 부작용을 낯설어 했다. 그는 노숙자 지원주택 아파트가 거대한 정신재활센터와 같다며 평상시에도 문을 꼭 잠근다.

빅마마는 "거리에서 텐트를 치고 자는 친구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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