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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한일 갈등 기업이 풀어야 한다

이승우 / 변호사
이승우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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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9/08/27 미주판 17면 기사입력 2019/08/26 18:34

국가를 지탱하는 것은 국민의 헌법 질서 수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이지 외교적 협상이 아니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3개에 대한 수출 규제로 말미암아 대부분의 국민이 분개하고 있다. 자발적 불매 운동과 일본 관광 안가기 운동이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

한국 대법원에서 일제 징용자의 개인청구권을 인정한 판결 이후, 일본 경제산업성은 "양국간의 신뢰관계가 현저히 훼손됐기 때문에 이번 조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삼권분립을 근간으로 하는 헌정질서에서 행정부가 사법부의 판결에 간섭하라는 요청은 우리 헌정 질서를 무시하는 처사다. 삼권 분립의 원리는 민주적 헌법 질서의 근간이다.

비록 일본이 1965년 한일협정에 적힌 "일본 국민의 재산, 이익, 권리에 대한 청구권에 대해서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한다"라는 문구에 의존하더라도 일본 정부의 주장은 전적으로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한일협정이 개인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명백히 언급하지 않았고 유엔도 비인도적 범죄에 대해서는 국가간의 협정이 개인청구권을 소멸시키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법해석의 여지가 남은 협정이다.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을 인정한 판결은 법해석으로 개인의 권리를 신장시켰다는 측면에서도 법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교문제에 대해서 사법부가 판단을 미루는 사법 자제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으나 판사와 법원 독립의 원칙은 더 높은 법원칙임에 분명하다. 더우기 2007년 4월 일본 최고 재판소도 일본 기업이 강제 징용 노동자들을 자발적으로 구제하라고 판결했다.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점을 일본 최고 재판소도 인정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인 청구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국제중재재판소로 가자는 주장을 일본은 하고 있다. 국제중재재판소는 한일협정의 내용을 살펴 볼 것이다. 배상이 타당한가 아닌가가 쟁점일 것이다. 배상은 불법적 행위에 대한 보상이다. 필연적으로 한일합방의 불법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한일합방의 불법성을 제3자가 따질 수는 없다. 한일합방이 합법이라면 3.1 운동과 일본에 대한 수 많은 항거는 모두 불법이란 말인가? 한일합방의 합법성 또는 불법성은 제3자가 판단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대법원의 강제 징용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을 인정하는 판결에 대한 아베 정부의 불인정과 한국 헌법의 삼권분립의 원칙을 파괴하는 행위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 더욱이 분쟁의 해결을 위한 국제중재재판소로 가자는 주장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는 주장이다. 한국 정부가 섣불리 일본과 타협할 수 없음도 일본의 수출규제 뒤에 우리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한일 갈등은 정부 대 정부로는 풀리지 않는다. 기업 대 기업으로 풀어야 한다. 소재를 팔지 못한 일본 기업은 분명히 대안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 한국 기업도 실리적 측면에서 수출규제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란다. 한국과 일본 모두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답게 이 정도의 경제적 합리성은 가지고 있다고 본다. 두 정부도 기업의 자발적 이윤 추구 행위를 더 이상 방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양국의 수출 규제 갈등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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