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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우려할 만한 중국판 '빅브라더'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의 작품 '1984'에는 빅브라더(Big Brother)가 나온다. 전체주의 국가 '오세아니아'를 통치하는 정체모를 수수께끼의 독재자다. 최고지도자 빅브라더는 당에서 대중을 지배하기 위해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인데 디지털 시대 독재자의 상징처럼 불린다.

오웰이 묘사한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은 텔레스크린을 사용한 감시 아래 놓여 있다. 시민들은 끊임없이 "빅브라더가 당신을 보고 계시다"라는 문구를 들으면서 산다는 것이다. 이런 소설 속의 가상국가가 머지않아 현실에서도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 사이에서도 점점 확산되고 있다.

바로 중국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비롯해 서구 문명인들은 중국이 비록 공산독재 전체주의 국가지만 시간이 지나 경제발전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현대식 문명이 자리잡으면 일반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기대해왔다. 이런 믿음은 과거의 독재 국가나 전체주의 국가가 모두 가난한 나라에서 시작됐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가 아니었다는 것에 근거한다. 국민들이 어느 정도 살만하면 정치적인 의식이 성숙해져 결국 민주화가 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은 그런데 아직까지는 예외다. 천안문 사태 당시 탱크로 시민을 해산시켰다. 최근에는 150년 만에 되돌려 받은 홍콩의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협하는 시도를 감행하기도 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홍콩 사태는 모두 중국공산당의 무리수에 기인한다. 더구나 IT혁명, 정보통신혁명이라는 첨단 기기의 확산은 오히려 중국정부의 국민 감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중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는 보안카메라에 찍힌 사람의 얼굴을 안면인식 기술(face recognition)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인 신상을 확인하고 이를 근거로 범칙금을 물리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날로 진화하는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위법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선한(?) 의도를 갖고 있다. 나아가 사람들이 직장과 공공 장소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면밀히 감시해 가까운 시일 내에 모든 시민의 '사회적 신용'에 등급을 매기겠단 계획까지 세웠다. 결국 최초의 의도와는 달리 중국판 '빅브라더'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안면인식 기술은 눈동자의 색깔과 피부색 등 얼굴의 주요 특징을 찾아낸 다음, 거대한 사진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신상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이 현재는 교통범칙금 부과 정도에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국민을 감시하는 도구로 사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미 여권은 물론 기차표까지 사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또한 정부와 정치적인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옥죄는 도구가 되고 있다.

이뿐 만이 아니다. BBC방송 등 서구 언론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 신장위구르 지역에는 100만명이나 되는 주민들을 감시하는 도구로 첨단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셀폰에 감시용 앱을 깔아서 쓰게 하고 이를 어기는 사람은 구류 10일에 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데 혁신적인 첨단기기가 사용된다는 것에 자괴감이 들 정도다.

한 가지 더 걱정되는 것은 중국의 통제가 실효를 거두면서 북한 독재 정권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북한이 30만명이나 되는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보니 첨단기기로 주민들을 더 효율적으로 감시하는 일은 자금과 기술만 준비되면 언제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병희 / 기획콘텐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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